문재인 대통령이 중동 3개국 순방을 통해 우리 기업의 현지진출 교두보를 놓는다. 아프리카 대륙과 첫 자유무역협정(FTA)도 추진한다. 걸프만 국가와의 FTA도 재개한다. 인공지능(AI) 의료 소프트웨어(SW) '닥터앤서' 수출도 타진한다. 현지 대형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우리 기업 참여도 활성화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2일 “(문 대통령의 중동 3개국 순방을 통해) 탈석유, 산업 다각화를 모색하는 중동과 수소 등 미래에너지, 방산 및 건설수주, 수출 증진 등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3국 정상 초청으로, 15~22일 6박8일 일정으로 순방을 떠난다. 3개국은 우리나라의 중동 아랍권 전통적 우방국이자,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과 해상물류체계 안정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나라다.
문 대통령은 16~17일 UAE 두바이를 실무 방문, △두바이 엑스포 '한국의 날' 공식행사 참석 △아부다비 지속가능성 주간 개막식 및 자이드상 시상식 △한- UAE 수소협력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참석 △아부다비 왕세제와의 정상회담 △두바이 통치자 겸 UAE 총리 면담을 일정을 갖는다. 문 대통령은 '한-UAE 수소협력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수소 관련 양국 정부 및 기업 간 협력, UAE 내 우리 기업의 진출을 당부하는 등 경제 외교를 적극 펼칠 계획이다. '두바이 엑스포 한국의 날 공식행사'에선 부산박람회 유치 홍보활동을 적극 전개한다. 청와대는 우리나라 상품, 기술, 문화, 예술, 관광 수출 증진에 기여하며, 동시에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최고위급에서 본격적인 지원 활동에 나선다는 복합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18~19일에는 사우디 리야드를 공식 방문하고 △모하메드 왕세자와의 공식회담 △한-사우디 스마트 혁신성장 포럼 참석 △걸프협력회의(GCC) 사무총장 접견 △산업현장 시찰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양국 기업인 간 경제행사인 '한-사우디 스마트 혁신성장 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통해 '사우디 비전2030' 중점 협력국으로서 양국 간 미래 협력 방향을 제시한다. 양국 기업 간 협력이 구체적 결실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독려할 계획이다. 포럼을 계기로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Aramco) 회장이자 글로벌 투자기업 사우디 공공투자기금(PIF, 국부펀드) 총재 '야시르 알-루마이얀' 회장도 접견한다. 나예프 GCC 사무총장을 접견해선 GCC와의 FTA 협상 재개를 발표할 예정이다. GCC(걸프협력회의)는 사우디, UAE, 카타르, 쿠웨이트, 오만, 바레인 6개국으로 구성된 지역협력 기구다.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원유 약 68% 비중을 차지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사우디 미래 첨단 도시인 '네옴 시티' 등 각종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우리 기업의 관심이 높다. 문 대통령 방문 시 수출입은행과 사우디 국영회사 간 '기본여신약정 주요조건합의서'를 체결하는 등 우리기업의 사우디 진출 및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우디가 성장 역점 분야로 삼고 있는 수소 디지털, 지식경제 산업 등 미래기술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 지평을 확대하기 위해 수소 공급 안정성을 제고하며, 우리 정부의 대표적 디지털 뉴딜 산업 성과물인 AI 의료 소프트웨어 '닥터앤서' 수출 구매의향서도 체결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20~21일에는 이집트 카이로를 공식 방문, △알시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공동언론발표 △한-이집트 미래 그린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참석 △경제 협력 현장을 방문한다. 문 대통령이 참석하는 '한-이집트 미래·그린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은 양국 기업이 전기차, IT, 교통 등 미래·친환경 산업 협력 강화 방안을 협의하는 자리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집트는) 아프리카 대륙에서의 첫 FTA 추진 상대국으로서, 이집트와 FTA 체결을 위한 공동연구 개시에 합의할 예정”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향후 이집트와의 경제 협력 심화 및 우리 기업의 아프리카·중동 진출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