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주요 경영진이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에 모인다. 이 자리에서 신 회장 주재로 그룹 사장단 회의를 연다. 신 회장은 올해 개원을 앞둔 인재개발원으로 각 계열사 대표를 불러 모아 인재 육성 의지를 다지고 미래 성장엔진 확보를 위한 실행 방안 등을 논의할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오는 20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경기 오산시 롯데인재개발원에서 상반기 사장단회의(VCM)를 진행한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영상 회의로 전환한 지 약 2년 만의 대면 회의 재개다. 이 자리에는 신 회장과 송용덕·이동우 롯데지주 부회장, 6개 사업군(식품·쇼핑·호텔·화학·건설·렌탈) 대표 등이 참석한다. 방역지침에 따라 일부 임원은 화상 참여를 병행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올해 첫 사장단 회의 장소로 본사가 있는 잠실 롯데월드타워가 아닌 오산 롯데인재개발원으로 정한 것은 인재 경영을 위한 신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 신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그룹을 이끌어 갈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최적의 인재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철저한 성과주의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밝혔다.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는 롯데 인재 양성의 산실이다. 1993년 개원한 이래 신입사원 연수와 직급별 교육이 이곳에서 열렸다. 2019년 1900억원을 들여 재건축에 돌입해 올 상반기 준공을 앞뒀다. 롯데지주는 올해 인재개발원 사업을 롯데제과로부터 넘겨받았다. 아직 준공 이전이지만 사장단 전체가 미리 방문해 롯데의 새로운 도약을 다지는 상징적 의미를 담았다.
이날 회의에서는 올해 경제전망과 경영환경 분석, 미래 비전 달성을 위한 사업군별 전략을 면밀하게 다룰 전망이다. 특히 신 회장이 신년사에서 혁신을 위한 적극적 실천을 강조한 만큼 신사업 투자와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구체적 실행 방안, 실적 위기 타개를 위한 강도 높은 주문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룹 디지털 전환과 메타버스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유통군, 신소재·배터리 등 고부가가치 창출에 앞장선 화학군, 드론택시 등 도심항공교통(UAM) 신사업에 뛰어든 렌털군 등을 중심으로 논의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 고위 관계자는 “작년까지 구체적 청사진을 완성했다면 올해는 실천할 때”라면서 “HQ체제로 전환하며 사업군별 자율경영 체계가 강화된 만큼 지주 중심의 '톱다운'이 아닌 계열사 주도의 '보텀업' 방식의 사업 전략이 짜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대규모 쇄신 인사와 파격적 외부 인사 영입을 단행한 후 처음 열리는 사장단 회의인 만큼 새 조직을 이끌 수장이 시너지 창출을 위한 의견을 나눌 전망이다. 2월 1일자로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로 정식 취임을 앞둔 김상현 부회장도 이날 회의에 미리 참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