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하이마트의 체험형 매장 '메가스토어' 실험이 통했다. 지난 2020년 1월 잠실점을 시작으로 문을 연 메가스토어가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며 2년 만에 신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은 모습이다. 메가스토어 잠실점은 리뉴얼 이후 매출이 35%가량 늘었다. 이어 작년 선보인 신제주점은 전년 대비 70%, 동래점은 15% 증가했다. 메가스토어 성공 요인은 좁은 공간에 제품을 늘어놓던 기존 가전양판점 모습을 획기적으로 바꾼데 있다. 넓은 매장 곳곳에 휴식공간을 배치하고 직접 게임을 하거나 최신 가전을 만져보고 즐길 수 있다.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잠실점은 다른 매장과는 규모부터 압도적인 차이를 보였다. 2층으로 구성된 메가스토어 잠실점은 전체 면적 7431㎡(약 2248평)에 달한다. 축구장보다 넓은 규모다. 1층과 2층은 에스컬레이터로 연결해 편의성을 높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최신 프리미엄 가전제품을 한데 모은 브랜드관도 1520㎡(약 460평)으로 국내에서 가장 넓다.
체온 측정과 QR코드 인증을 마치고 입구에 들어서자 최신 모바일 기기와 액세서리로 구성된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평일 한 낮 인데도 제법 많은 인파가 북적였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각각 다른 느낌의 공간을 연출했고 각 사 대표 제품을 살펴볼 수 있다.
매장 중앙엔 호버(가림막)를 설치하고 공사가 한창이다. 이 공간엔 고객들이 간단한 음료를 마실 수 있도록 카페 브랜드가 입점할 계획이다. 곳곳에 배치한 휴식 공간에서 책을 읽는 어르신이나 대화를 나누는 여성 고객들 모습도 보였다. 전체적으로 편안한 매장 분위기에 휴식 공간이 잘 어우러진 느낌이다.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주변을 탁 트이게 연출한 '보이드(Void)' 공간도 이러한 분위기를 한층 살린다.
1층 매장은 e스포츠 경기장을 비롯해 1인 미디어존·프리미엄 오디오 청음실 등도 별도로 구성했다. e스포츠 경기장은 선수들이 직접 경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실제 경기는 아직 열리지 못하고 있다. 오디오 청음실은 매킨도시와 메르디안의 최고급 음향기기로 구성했다. 청음실 중앙에 앉아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음향기기 가격대는 1억원대 하이엔드 제품부터 200만원대 제품까지 다양하다.
젊은 층에 가장 인기가 높은 '사운드캣' 코너도 이색적이다. 마이크·카메라·오디오 인터페이스 등 1인 미디어 운영에 필요한 장비들을 한자리에서 직접 만져보고 구매할 수 있다. 유튜브 인기 콘텐츠인 'ASMR'에 추천하는 마이크부터 각종 믹싱, 음향장비를 직접 연주해보고 제품을 고를 수 있다. 코너 한켠에 마련된 스튜디오에선 1인 방송환경을 체험해 볼 수도 있다.
메가스토어 잠실점 오픈으로 첫 선으로 보인 '메이커스랩 바이 하이마트'는 중소기업 혁신 상품 체험전시관이다. 벌써 5기째를 맞았다. 캐릭터 냉장고나 맞춤형 마스크팩 제조기 등 기발한 아이디어 상품을 구경하다보면 시간이 훌쩍 지난다.
'덕후'의 취미를 저격하는 상품 코너도 눈길을 끈다. 전동 서핑보드나 딩기요트, 캠핑카·카라반을 비롯한 캠핑 용품을 전시한 공간이다. 기계적인 상품 배치를 벗어난 공간 활용의 정점으로 보여졌다. 최근엔 4000만원에 달하는 카라반이 실제로 판매되기도 했다.
2층에는 삼성과 LG전자 브랜드관을 비롯한 국내외 다양한 브랜드를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1인 가전부터 각 브랜드사의 대표 제품과 초고가 가전까지 모든 라인업을 갖췄다. 삼성전자관 입구에는 1억7000만원에 달하는 마이크로 LED TV가 배치됐다. 하이마트 자체브랜드인 '하이메이드' 인기가 높아지면서 기존 브랜드 존은 조만간 브랜드관으로 확장돼 구성할 예정이다.
메가스토어 출범 2년 째를 맞은 롯데하이마트는 리뉴얼 매장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평당객단가를 따지던 시기는 이미 지났다는 판단에서다. 올해 전국 10여개 메가스토어 매장을 리뉴얼 론칭할 예정이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고객 라이프스타일을 아우르는 상품 구성이 일반 매장과 가장 큰 차별점”이라며 “앞으로도 최신 가전 트렌드를 반영한 메가스토어를 꾸준히 오픈해 롯데하이마트를 찾는 소비자들이 다양한 가전을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