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공공배달 플랫폼 배달특급이 전국 확장에 시동을 건다. 첫 단추로 서울 성동구 진출을 타진한다. 배달특급이 서울 전 지역으로 서비스 권역을 확대할 경우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배달 플랫폼 시장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경기도주식회사는 14일 서울시 성동구와 공공 디지털 플랫폼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제휴로 양측은 성동구 내 배달 플랫폼 관련 유관기관 및 업체와 상호 협조하고, 성동구 지역화폐와 연계해 지역내 디지털 플랫폼이 구현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할 계획이다. 이르면 다음달 행정적 절차 등을 거쳐 성동구에서도 배달특급 서비스를 선보일 전망이다. 이 경우 현재 경기도 30개 시·군 외 다른 지역으로는 첫 사례가 된다.
경기도 공공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인 배달특급이 출범 1년여 만에 도내를 넘어 서울까지 영토 확장에 나선 것은 성과가 뒷받침된 덕분이다. 배달특급의 지난해 누적 거래액은 1027억원으로 이달 들어 1100억원도 돌파했다. 누적 주문 430만건, 누적 회원수는 67만명에 달한다. 특히 지역화폐와 연계해 소비자 할인은 물론 소상공인 지원으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이끌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배달특급은 전국에서 가장 성공한 공공배달앱으로 꼽힌다. 배달특급은 경기도가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고 NHN페이코 컨소시엄이 개발을 담당했다. 운영은 경기도주식회사가 맡은 민관 합작 모델이다. 덕분에 중개수수료를 1%대로 낮추고 이를 통해 빠르게 가맹점과 신규 회원을 끌어올 수 있었다.
소비자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한국행정연구원이 지난 7일 발표한 열린정책랩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조사 대상 2000명 중 공공배달앱에 대한 찬성 의견이 52.6%로 과반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역 중에서는 서울이 56.0%로 가장 높았다.
서울 성동구 역시 자체 공공플랫폼을 추진하려는 가운데 경기도 공공배달앱의 역량과 노하우 등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서울시는 지역 공공배달앱으로 제로배달 유니온 사업을 운영 중이지만 예산과 참여업체가 줄어드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서울 자치구 중 광진구가 신한은행과 협력한 배달앱 '땡겨요'를 론칭하는 등 자체 공공배달앱을 육성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배달특급 역시 이를 계기로 경기도라는 지역 한계를 넘어 서울 등 전국 확산을 목표로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서울 뿐 아니라 제주에도 서비스 도입을 추진 중이다. 전국 서비스 확장에 성공할 경우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 민간 배달 플랫폼과 직접적 경쟁이 예상된다. 배달특급은 민간 배달앱의 6~13% 수준인 중개수수료를 1%로 낮추고 지역화폐 연계와 지역 특산물 독점 공급 등으로 차별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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