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50]윤석열, 작은정부·친미, 대북강경 노선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 선대위 출범식에서 발언을 마치고 두손 들어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 선대위 출범식에서 발언을 마치고 두손 들어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작은정부'를 지향한다. 청와대도 슬림화한다는 구상이다. 대신 정부 부처 권한을 강화한다. 외교안보정책에선 친미, 대북·대중 강경파로 분류된다.

[대선 D-50]윤석열, 작은정부·친미, 대북강경 노선

◇작은정부

윤석열 후보의 정부조직 개편의 방향성은 이명박 정부와 같다. '작은정부 큰시장'이 기조다. 윤 후보 캠프에는 친이명박계 인사가 상당수 포진한 점도 이 같은 기조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대선 1년 전인 지난해 3월 전자신문 주최 '대선 D-1년, 차기정부에 바란다' 좌담회를 통해 정부조직을 확대하기보다는 민간의 권한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원내대표 선출 전의 평의원이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규제에 대해선 큰 정부를 지향해 정부가 모든 일에 관여하는 현상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후보가 내놓은 정부조직 관련 공약을 살펴보면 김 원내대표 발언과 일맥상통한다. 윤석열 후보가 내놓은 정부조직 개편에서 부처 개편은 디지털혁신부 신설, 여성가족부를 양성평등가족부로 변경에 국한된다.

디지털혁신부 신설은 당 미디어특별위원회가 주최한 '차기정부 미디어 거버넌스 개편안' 토론회에서 나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에 분산된 ICT·미디어 관련 기능을 독임제 부처 '디지털 미디어 혁신부'로 통합한다는 취지다.

젠더갈등 양상으로 번진 여성가족부에 대해선 폐지를 주장한다. 여성 중심 부처를 남녀, 가족 중심으로 재편한다는 취지로, 명칭도 양성평등가족부다.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것처럼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구축, 모든 정부부처를 하나로 연결해 투명하고 효율적인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위기 때마다 만들어지는 태스크포스(TF)를 대체할 온라인 종합상황실도 정부의 디지털 플랫폼에 만든다.

최경진 가천대 교수는 “정부 플랫폼을 디지털화한다는 방향성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된 다음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추진을 하느냐”라면서 “대선 이후 여가부, 환경 등 정치 이슈에 갇히면 이전 정부처럼 출발만 요란한 디지털 정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친미 자유주의

외교안보관은 친미, 대북·대중 강경이다. 일본에 대해선 현 정부처럼 '투 트랙'이 외교방침이다. 윤 후보는 지난해 11월 외신기자클럽 기자간담회을 통해 외교안보 정책 기본 기조를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가치에 기반해 그동안 국제사회에 축적된 국제 규범과 국제 법규에 기반하는 예측가능한 법치에 기반한 외교관계”로 규정했다.

대북정책에선 선비핵화를 강조했다. 북한 지도층이 실질적 비핵화를 결단하면 대북경제지원과 협력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문재인 정부 기조와는 정반대다. 북한 위협에는 미국의 '핵우산'을 우선했다. 보수 일각에서 제기되는 핵무장 등과는 선을 그었다.

미국과는 포괄적 전략적 동맹을 근간으로 미국 주도 글로벌 자유·민주주의 연대에 동참한다는 복안이다. 쿼드(4자안보대화), 파이브아이즈(정보동맹) 참여도 예상된다. 한반도 비핵화에 미국을 포함한 3자(남북미) 중요성을 강조한다.

중국과는 '상호존중의 새로운 한중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외교노선도 정치와 경제를 분리한다는 방침이다. 한한령을 염두한 것이지만, 중국이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미국은 안보, 중국은 경제'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이전에 중국 경제가 성장하면서 내수시장이 작은 우리 물건을 많이 수입했기 때문”이라면서 “중국이 우리에게 가장 큰 수출시장이라는 지위를 유지할 수 없다면, 윤 후보가 주장하는 중국과의 관계 재설정도 불가능하진 않다”고 말했다.

일본에 대해선 문재인 정부와 마찬가지로 미래지향적 관계증진, 역사·영토문제 강경대응 '투트랙' 기조다. 다만 한미일 3국 안보협력을 중요시한다는 점은 현 정부와는 다르다.

안보부문 공약에서 사이버 안보에 집중한 점도 눈에 띈다. 국무총리실 산하 전문가로 구성된 신흥안보위원회 설치하고, 사이버 안보 부처간 협업시스템 구축하는 한편, 동맹 및 우방국에 사이버 안보 관련 정보 공유를 확대한다. 한국형 아이언돔 임기 내 조기 배치도 공약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