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아산병원은 검체 슬라이드 정리부터 분류, 진단, 저장, 활용에 이르는 전 과정을 디지털화하는 '디지털 병리 시스템'을 전면 시행한다고 18일 밝혔다.
연간 96만명 암 환자가 찾는 서울아산병원은 매년 시행하는 병리진단만 해도 90만건이 넘는다. 모든 진단을 디지털화하려면 1기가바이트 영화 100만편을 합친 규모인 1.2페타바이트 데이터가 소요된다.
서울아산병원은 디지털 병리 전환을 위해 검체 슬라이드를 디지털로 변환할 11대 고성능 스캐너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또 판독 뷰어 서버, 10기가바이트 독립 망을 설치해 단일기관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디지털 병리 인프라를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기존에는 임상 병리사가 검체 슬라이드를 준비하고 분류 작업을 거쳐 병리 판독 의사들에게 전달하면, 판독 의사는 검체 슬라이드를 고배율 광학현미경으로 판독하고 판독이 끝난 슬라이드를 저장고에 옮기는 방식으로 병리진단이 이뤄졌다. 디지털 병리는 물리적인 분류와 전달 작업 없이 검체 슬라이드를 디지털 스캐너에 넣으면 스캔 영상이 판독 의사의 모니터로 자동 분류된다.
환자 입장에는 슬라이드가 이동하고 보관되는 과정에서 바뀌거나 분실되는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의사에는 고화질 모니터에서 보이는 병리 영상이 광학 현미경에서 보이는 것보다 더 선명해 판독 정확성과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전자의무기록시스템(EMR)과 디지털 병리 시스템을 연동해 암 통합진료 등 다양한 임상현장에서 병리 영상을 중요한 참고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