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화경 하나저축은행 대표가 차기 저축은행중앙회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관료 일색이던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변화와 이끌 현장 중심 전문가 중앙회장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오화경 대표는 “고위 관료 한 사람이 내려와 업계 숙원과제 등을 해결하던 시대는 지났다”면서 “앞으로는 저축은행 의견을 하나로 묶어 숙원을 해결할 수 있느냐가 중앙회장의 중요한 역량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업계에서도 관료 출신 일색이던 중앙회장에 대해 아쉬움과 변화를 바라는 목소리가 많다”면서 “시대에 맞는 저축은행의 역할이 필요하고, 이에 대한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출마를 결정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오 대표는 옛 서울증권, HSBC코로나 애널리스트, 아주캐피탈 부사장, 아주저축은행 대표, 아주캐피탈 대표를 거쳐 지난 2018년부터 하나저축은행을 이끌고 있다.
그는 차기 중앙회장이 풀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로 업계 양극화를 꼽았다. 오 대표는 “현재 지방과 수도권 저축은행 간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면서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이 전체 저축은행 자산의 80%를 상회하는 등 격차가 점차 확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현재 전체 저축은행 총자산은 112조7039억원으로, 이중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비중만 83.97%(94조6420억원)에 달한다. 개별 저축은행의 격차는 더 크다. 가장 소규모인 대원상호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 9월 기준 총자산이 79억원으로 업계 1위 저축은행인 SBI저축은행 총자산(12조9749억원) 0.06% 수준이다.
영업구역 제한도 재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 대표는 “영업구역 제한은 디지털인 주력인 현재 시대 상황, 논리에 맞지 않다”면서 “오래 전에 만든 규정인 만큼 시간과 장소에 제약이 없어진 현재 상황에 맞게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혁신도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빅테크·핀테크 등 IT기업의 금융업 진출로 소비자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저축은행도 디지털 혁신에 소홀해선 안 된다는 의미다.
오 대표는 “개인적으로 저축은행 역시 혁신 수준의 디지털화가 필요하다”면서 “젊은 소비자들이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며, 빅테크·핀테크에 이어 은행까지도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는 상황에 저축은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소비자로부터 외면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터넷뱅킹 수준의 플랫폼 서비스와 편의성 등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면서 “저축은행이 시대 변화에 맞춰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