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증권사가 따로 발급하던 인증서 불편함이 사라질 전망이다.
사설(민간)인증서를 공급하는 금융결제원이 올해 증권사에서도 금융인증서 사용과 발급이 가능하도록 시스템 고도화에 나선다.
금융결제원을 시작으로 다수 사설인증서 사업자도 증권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은행·증권용으로 이원화해 사용하던 불편한 인증서 관리 문제가 빠르게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결제원은 지난해 유진투자증권에 금융인증서를 적용했다. 최근 신한금융투자가 첫 사설인증서로 금융인증서 적용을 확정하고 서비스 제공을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페이 인증서는 KB증권과 NH투자증권 등에서 채택돼 로그인 대체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각 증권사마다 적용 범위가 다른데 일부는 로그인 기능만, 일부는 주식 거래 등 주요 기능까지 적용하고 있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현재 약 10개 증권사와 금융인증서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며 “연내 다수 증권사가 금융인증서를 적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은행 앱에서는 공동인증서 외에 사설인증서인 금융인증서를 발급받아 사용할 수 있다. 자체 인증서를 갖춘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은 자체 인증서도 사용할 수 있어 사용자 선택지가 넓다.
반면 증권 앱에서는 증권용 공동인증서를 사용해야 했다. 증권사 전용(용도제한용) 무료 공동인증서 혹은 은행·증권·카드·보험 등에서 이용할 수 있는 유료 범용인증서(1년 4400원) 중 택해야 한다.
증권사 전용 무료 공동인증서를 사용하면 비용 부담은 없지만 은행과 증권용 인증서를 각각 발급해 관리해야 하는 불편이 있다. 공동인증서 유효기간은 1년으로 매년 갱신해야 한다. 보안을 위해 저장매체를 관리해야 하는 것도 사용자에게 부담이다.
사설인증서 사업자는 기존 은행용과 증권용 인증서 기술요건이 다르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 전자서명법이 개정되면서 용도제한 없이 사설인증서 하나로 다양한 금융업권과 공공시장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열린 것이 주효했다.
금융결제원은 올해부터 증권사에 금융인증서를 적용하는 것은 물론 증권사 앱에서 금융인증서를 직접 발급받을 수 있도록 구현할 방침이다.
주식 거래 시 편리하게 인증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문인식, 얼굴인식 등 다양한 보안모듈도 추가 제공한다. 금융인증서는 공동인증서와 달리 6자리 핀번호만 입력하면 되지만 사용자 편의를 높이기 위해 추가로 보안기능 적용도 지원한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금융인증서를 비롯한 사설인증서가 공급자 위주로 형성된 증권 시장에 진입하면 사용자 편의를 크게 높일 수 있다”며 “올해 상당한 시장 변화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표] 금융인증서와 기존 증권용 공동인증서간 차이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