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중동지역 협력기구인 걸프협력회의(GCC)와 10년 만에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공식 재개한다. GCC는 에너지와 자원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해 온 중동지역 주요 교역 대상이다. FTA가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안정된 원자재 공급망 구축과 함께 수소·신재생에너지 협력이 기대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나예프 알 하즈라프 GCC 사무총장이 사우디아라비아 GCC 사무국에서 '한-GCC FTA 협상'을 공식 재개한다는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고 19일 밝혔다.
양측은 이날 협상범위·시기 등을 담은 협상세칙(ToR)을 수석대표 간에 서명했다. 가능한 빠른 기간 내 협상을 마무리 하는 것을 목표로 올해 1분기 안에 1차 협상을 개시한다.
GCC는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오만, 바레인 6개국의 지역협력기구다. 회원국 간 경제·안보협력 활동을 수행한다. 우리나라와 에너지·자원분야를 중심으로 협력하는 주요 교역 대상으로 우리나라 중동 교역량의 75%를 차지한다.
우리 정부는 GCC와 2007년 FTA 추진을 합의한 이후 2009년까지 세 차례 공식협상을 개최한 바 있다. 그러나 2010년 1월 GCC 측이 정책 재검토를 사유로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이후 약 10년 만에 협상을 공식적으로 재개하게 됐다.
우리 정부는 한-GCC FTA가 체결되면 향후 한국과 GCC 간 미래 지향적 협력 활동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GCC와의 FTA 체결로 세계적인 공급망 위기 상황에서 자원부국인 GCC와 협력해 안정된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다. GCC 지역은 2020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원유 수입량의 69%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 디지털 전환, 기후변화 대응, 환경 이슈 등 최근 세계 핵심이슈로 떠오른 분야에 대해서도 협력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그동안의 에너지·건설 인프라 중심 투자 협력을 뛰어넘어 우리나라 첨단 제조산업 경험과 GCC 국가 산업다각화 정책을 연결할 수 있다. 의료·보건·스마트팜 등 다양한 미래산업 분야 투자 확대가 기대된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보호무역주의 확산, 코로나19 등으로 세계 무역이 큰 타격을 입은 현 시점에서 '한-GCC FTA' 재개를 공식 선언했다”면서 “한국, GCC뿐만 아니라 세계에도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표>우리나라의 對GCC 교역 현황(단위:백만달러)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