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 UNIST 교수팀, 계면에서 호스트-게스트 분자 간 상호작용 규명

접착에너지 정량화
분자끼리 결합하는 '초분자 시스템' 정량 데이터 방법론 제시

이동욱 UNIST 교수팀(왼쪽 임찬웅 연구원, 박진우 연구원, 이 교수, 박진태 연구원)
이동욱 UNIST 교수팀(왼쪽 임찬웅 연구원, 박진우 연구원, 이 교수, 박진태 연구원)

호스트 분자와 게스트 분자 간 결합력을 직접 측정해 정량화할 수 있는 방법론이 나왔다. 약물전달 시스템, 생체 센서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베이스로 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UNIST(총장 이용훈)는 이동욱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팀이 호스트-게스트 상호작용 접착 에너지를 실제와 유사한 환경에서 직접 측정할 수 있는 기법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호스트 분자인 사이클로덱스트린과 게스트 분자 간 접착 에너지를 정량화하고, 접착 에너지가 강해질 수 있는 조건도 찾아냈다.

이 교수팀이 사용한 호스트 분자 사이클로덱스트린은 겉은 물에 녹는 친수성을 띠지만 내부 구멍은 기름에 친화적인 소수성이다. 소수성 게스트 분자 약물을 내부에 발라 체내로 전달할 수 있다. 게스트 분자 종류에 따라 접착력이 달라 생체 센서나 접착제 시스템 개발에 응용할 수 있다.

호스트-게스트 분자 간 상호작용을 활용하려면 두 분자의 성질과 분자 간 접착력을 제대로 측정해야 한다.

이 교수팀은 표면 힘 측정 방식으로 이를 계산해냈다. 측정기 내부 마주보는 두 표면에 호스트 분자 사이클로덱스트린을 바르고, 이 사이로 게스트 분자 아데만테인 이합체 수용액을 넣어 사이클로텍스트린과 아데만테인 분자 간 상호작용 크기인 접착력을 측정했다.

측정 결과, 호스트-게스트 분자 간 접착력은 수용액 내 게스트 분자의 농도에 따라 증가했다.

접착력이 최대가 되는 사이클로덱스트린 분자 고리의 크기도 파악했다. 이 분자 고리는 게스트 분자를 담는 오목한 그릇 역할을 하는데 특정 분자의 고리 크기에서 접착력이 컸다.

분자 간 접착력 측정 방법의 유효성도 검증했다. 표면 힘 측정기로 측정한 힘을 단일 분자간의 접착 에너지 값으로 환산하고 기존에 알려진 값들과 비교해 일치함을 확인했다.

박진태 연구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박사과정, 제 1저자)은 “계면 힘을 측정하는 분석 방법으로 중요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했다. 호스트-게스트 분자 상호작용을 비롯해 여러 초분자시스템 기반 물질의 실용화를 앞당기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초분자시스템은 서로 다른 종류의 분자 간에 작용하는 힘에 의해 분자가 특정한 구조와 성질을 갖는 집합체를 형성한 상태를 말한다. 호스트-게스트 분자 상호작용은 대표적 초분자시스템의 하나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지난 10일(현지시각)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실렸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