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안정적 미국 GVC 동참하고 아세안 신시장 적극 진출해야”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미국 주도로 이뤄지는 글로벌 공급망(GVC) 재편에 적극 참여해 실익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성장 잠재력이 큰 아세안 에서는 새로운 생산·소비시장에서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2022 주요국 정책방향과 한국의 대응방향.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미국과 중국, 유럽, 일본,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등 전 세계 5대 경제권의 올해 정책 방향과 한국 대응 방안을 20일 발표했다.

전경련은 미국이 중국 견제를 심화하고 중국에 대한 우위 확보와 공급망 디커플링을 위해 아시아 네트워크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중간선거(11월)와 중국 공산당대회(10~11월) 등 G2 주요 정치 이벤트를 앞두고 양국 간 패권전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를 핵심 정책으로 내세우며 아시아 국가들과 연대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IPEF는 사실상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반중전선' 경제 연대 측면이 강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경련은 “한국은 미국 중심 공급망 구축에 참여해 실익을 확보하고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한 우리기업의 잠재적 피해 최소화에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에 대해서는 올해 당국이 부동산 및 기술기업 통제 등의 규제와 함께 내수를 활성화하기 위한 중앙·지방정부의 각종 대책을 쏟아낼 것으로 전망됐다. 시진핑 3연임을 확정 짓는 제20차 중국공산당대회(10~11월)를 앞두고 '공동부유(다같이 잘 사는 사회)'를 비롯한 시진핑 주요정책의 과감한 추진 등 정치환경과 정책 변화가 클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전경련은 “한국은 중국 변화를 모니터링하면서 보수적인 중국 시장 접근과 함께 중국당국의 내수 활성화 정책에서 적극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U는 회원국 이익을 우선시하는 기조와 함께 전략산업 공급망 독립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기업들은 기존 유럽 수출품을 현지 공장 생산으로 전환하는 등 수출·투자전략 탄력 운용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유럽에 탄소국경조정세(CBAM)가 본격 도입되고 공급망 실사 의무가 법제화됨에 따라 기업 책임을 강화하는 각종 신규 규제와 탄소세 등 비용 증가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전경련은 덧붙였다.

올해 완만한 회복세 전환이 기대되는 일본은 전략물자 공급망 강화를 목표로 하는 경제안보실 신설, 원전 재가동 정책 추진 등 주요 경제정책 변화가 예상된다. 한국 기업이 이를 활용한 사업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고 전경련은 강조했다.

아세안은 코로나19를 계기로 글로벌 생산기지인 동시에 소비시장으로 더욱 뚜렷하게 변모해갈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은 “한국은 아세안 생산기지로의 중간재·부품 수출 확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국가별 양허율, 누적 원산지 규정 등을 활용한 전략적 수출 확대, 아세안 온라인시장 진출 등 부상하는 아세안 신 생산·소비시장 기회를 적극 포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