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신임 대표로 '남궁훈' 내정…카카오페이 경영진도 퇴진

김범수 의장 "미래 비전과 포용적 성장 고민하는 ESG 경영 강화"

카카오가 신임 단독대표에 남궁훈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을 내정했다. 지난 10일 기존 대표 내정자였던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자진 사퇴한 후 열흘 만이다.

카카오, 신임 대표로 '남궁훈' 내정…카카오페이 경영진도 퇴진

카카오는 20일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남궁 센터장을 단독대표 내정자로 보고했다고 밝혔다. 남궁 대표 내정자는 오는 3월로 예정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공식 대표로 선임될 예정이다.

이로써 카카오는 현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 체제에서 남궁훈 신임 대표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한다. 이보다 앞서 오는 3월 임기 종료 후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조수용 공동대표는 물론 여민수 공동대표도 함께 물러나기로 했다.

서강대 경영학과를 나온 남궁 대표 내정자는 한게임 창립 멤버로서 NHN USA 대표, CJ인터넷 대표, 위메이드 대표를 거쳐 2015년 카카오에 합류했다. 이후 엔진과 다음게임이 합병하며 출범한 카카오게임즈의 각자 대표를 맡아 카카오게임즈가 글로벌 종합 게임사로 발돋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지난해 12월 카카오 공동체의 미래 10년을 준비하는 조직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으로 선임됐다.

남궁 대표 내정자는 “사회가 카카오에 기대하는 역할에 부응하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큰 책임감으로 ESG 경영에 전념할 것”이라면서 “메타버스 등 미래 기술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 글로벌로 카카오 무대를 확장하고 기술 기업 위치를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먹튀 논란을 촉발한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CEO)와 장기주 경영기획 부사장(CFO), 이진 사업총괄 부사장(CBO)은 사퇴한다. 차기 카카오페이 대표 내정자인 신원근 전략총괄부사장(CSO) 등 임원 5명은 잔류하지만 추후 재신임을 받기로 했다.

카카오페이는 “세 명의 경영진은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간만 근무할 예정”이라며 “빠르게 이사회를 개최해 향후 리더십 체계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류 대표와 신 내정자 등 카카오페이 임원 8명은 회사 상장 한 달 만인 지난달 10일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받은 주식을 대량 매각하면서 비난을 받았다. 이들이 매도한 전체 주식 규모는 900억원에 달한다.

카카오페이에 따르면 주식을 대량 매각한 임원 8명은 최근 카카오 공동체 얼라인먼트센터(CAC)에 사퇴 의사를 표했다.

CAC는 류 대표 포함 3명의 사의는 받아들였지만 신 차기 대표를 포함한 5명은 회사에 남아 상황을 수습하고 앞으로 재신임을 받도록 권고했다. 이들 5명의 재신임 여부는 앞으로 새로 구성될 이사회가 결정한다.

카카오페이에 남는 임원 5명은 책임경영을 강화하고자 자신들이 매각한 주식 재매입을 진행하기로 했다. 회사는 내부자거래 방지 규정 등을 검토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신 내정자는 이번 스톡옵션 행사로 얻은 이익 전부를 자사주 매입에 쓰고 대표 임기 동안에 매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신 내정자는 “저희의 잘못된 판단으로 많은 분께 상심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면서 “카카오페이를 처음 출시하던 초심으로 돌아가 고객과 주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범수 의장은 이날 임직원 대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며 “카카오가 오랫동안 쌓아온 사회의 신뢰를 많이 잃고 있는 것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회복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일지 고민을 거듭해 보았다”며 “사회가 우리에게 기대하던 미래지향적 혁신과 지금의 카카오 규모에 요구되는 시스템 구현 두 가지가 다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래 비전과 포용적 성장을 고민하는 ESG 경영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