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규제로 개화 못한 스포츠 베팅게임… 해외로 눈길

등급분류 규정 등 중복규제 영향
양성화 2년 만에 시장 철수 수순
블록체인 접목 글로벌 진출 타진
사행성·돈세탁 악용 해소는 숙제

겹규제로 개화 못한 스포츠 베팅게임… 해외로 눈길

제도권에 편입된 스포츠 승부예측게임(스포츠 베팅게임)이 개화하지 못한 채 국내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불법 시장을 양성화하고 새로운 재미요소를 전달하려고 한 시도였지만 규제 속 규제 '겹규제'에 막혀 좌절된 탓이다.

스포츠베팅 게임은 게임머니를 걸고 각종 스포츠 경기 승부를 예측하는 게임을 가리킨다. 실제 현금으로 이뤄지는 스포츠 토토나 사설 불법 토토와 달리 가상 재화로만 베팅이 이뤄진다. 환전 기능은 없다. 게임머니는 아바타나 아이템에 끼워파는 간접 충전 형태로 제공한다.

제도권 밖에서 불법으로 이뤄졌던 스포츠 베팅게임은 2020년 3월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웹보드게임 강자 NHN을 비롯해 중견 게임사가 진출을 시도하며 신사업에 기대감을 드러냈으나 2년이 지난 지금 국내 게임사 스포츠 베팅 게임은 사실상 전멸상태다.

NHN '한게임 승부예측'은 출시 8개월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넷마블 계열사 잼팟 '윈조이 스포'도 마찬가지다. 엠게임 스포츠 베팅게임 '윈플레이' 커뮤니티 게시판은 작년 10월에서 새글 등록이 멈췄다. 넵튠이 서비스한 '따다' 자유게시판 역시 새글이 하루에 한 건 꼴에 불과하다.

'장밋빛 기대'와 달랐던 건 중복 규제 탓이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사행성 확인 기준 등을 이유로 등급분류 규정을 개정해 베팅 게임 주요 콘텐츠를 금지했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등급을 취소시키는 등 게임 재미요소 제거를 강제했다.

겹규제로 개화 못한 스포츠 베팅게임… 해외로 눈길

국내서 좌절된 시도는 블록체인과 결합해 글로벌로 방향을 돌린다. 소니(SIE)가 'e스포츠 베팅시스템' 특허를 내는 등 기존 게임사 관심이 고조되는 시장이다.

카카오게임즈 계열사 프렌즈게임즈는 최근 '따다' 개발사 나부스튜디오의 우상준 대표를 공동대표로 선임하고 스포츠와 게임 메타버스에 특화된 대체불가토큰(NFT) 거래소를 개발하기로 했다.

우상준 대표는 “블록체인 기반 게임,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전반에 걸쳐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 발굴 중”이라며 “P2E 개념뿐 아니라 여러 가지 개념을 접목해 다채로운 서비스를 빠른 시일 내에 시장에 선보일 수 있도록 빠르고 기민하게 사업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려의 시선도 있다. 해외 스포츠베팅 게임 사이트는 블록체인 특성을 활용해 각국 온라인 도박 규정을 우회하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개인정보 입력이 필요 없고 자금추적이 어렵다. 불법스포츠 베팅과 돈세탁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