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해 건축물 노후화를 진단할 수 있는 데이터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우리나라 에너지 취약계층은 전국적으로 약 130만 가구로 추정되며 대부분이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다. 정부는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며 건물부문에서 기존 노후건축물에 대해서는 취약계층의 주택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한 주거개선을 우선시하고 있다.
하지만 노후건축물 상태를 진단하려면 전문가 현장조사 기반 점검이 필요하다.
이에 건설연 이종원 수석연구원팀은 에너지 취약계층 노후건축물 노후화 정도를 효율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데이터 수집 및 분석 플랫폼을 개발했다.
건설연이 개발한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한 건축물 노후화 진단 데이터 플랫폼은 3단계로 진행된다. 첫 번째는 데이터 수집단계다. 시민 봉사자와 생활지원사들이 취약계층의 집에 방문할 때, 주거환경 설문을 하고 노후건축물 노후화 정도를 직관적으로 대표할 수 있는 창문사진을 애플리케이션(앱)에 등록한다.
건설연에서는 시민단체 및 지역 사회복지기관과 MOU를 체결하고, 앱 사용법을 교육해 데이터 수집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두 번째는 자료 분석단계다. 수집 설문과 창문사진 데이터를 정제와 자동매칭 과정을 통해 노후화 정도를 평가한다. 노후화 정도는 빨강(불량), 노랑(보통), 초록(양호) 색상으로 표시되며, 지리정보시스템(GIS) 기반 공공데이터 정보와 결합해 에너지 빈곤 지도에 표현된다. 이 지도는 창문 노후화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이를 통해 노후 건축물의 분포를 지도상에서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지도상에 표현되는 노후 건축물 분포 데이터는 에너지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정책 수립과 집행 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마지막은 심화단계다. 수집 창문 사진들을 인공지능(AI) 학습용 데이터 셋으로 구축한다. 딥러닝 분석을 통해 최소한의 설문조사와 사진만으로도 창문 노후상태를 AI가 판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연구팀은 노후건축물 데이터 플랫폼을 기반으로 데이터를 축적하여 언택트 기반의 새로운 노후건축물 AI 진단 기술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더불어 건설연에서는 노후건축물 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수집된 자료가 에너지 취약계층의 주거환경 개선 복지사업에 활용될 수 있도록 후속 지원했다.
노후건축물 데이터 플랫폼은 주거환경 노후화 정도를 온라인 기반 시각 데이터로 구현한 새로운 접근방식으로서 시간, 비용, 인력의 측면에서 매우 효율적이다. 이를 통해 전국 노후건축물을 신속하고 광역적으로 진단함으로써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한 정책적 방안을 효율적으로 마련할 수 있다. 또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오픈사이언스 플랫폼이라는 특장점 때문에,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과학기술로서 큰 의의가 있다. 궁극적으로는 에너지 빈곤층을 위한 복지 사각지대 해소뿐만 아니라 2050 탄소중립 구현을 위한 취약계층 그린리모델링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병석 원장은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한 연구는 탄소중립 사회로의 공정한 전환을 위한 중요한 역할과 책임이며, 향후 노후건축물 데이터 플랫폼이 전국적으로 확대되어 적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건설연 신진연구자를 위한 창의시드 주요사업 “에너지 취약건축물의 창호 에너지효율성평가를 위한 딥러닝 기반 프레임워크 설계(2020~2021년)”을 통해 달성했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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