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토큰이코노미' 주도권, NFT가 이어받는다

[스페셜리포트]'토큰이코노미' 주도권, NFT가 이어받는다
전시된 NFT 콘텐츠. 전자신문 DB
전시된 NFT 콘텐츠. 전자신문 DB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자산 열풍을 이어받을 다음 주자로 대체불가능토큰(NFT)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메타버스 급부상과 가상자산 대중화가 NFT를 새로운 미래 블루오션 사업으로 끌어올렸다.

NFT 글로벌 거래액 규모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약 13조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70배 가까이 성장했다. 시장이 점점 더 확대될 것을 예상하며 가상자산거래소와 전통 금융사,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게임사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에서 NFT 시장에 참전하기 시작했다.

◇가상자산과는 다른 NFT…창작자 수익 문제 해결 기대

NFT는 고유한 가치를 나타내는 일종의 디지털 소유권 인증서다. 위변조가 어려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자산에 고유번호를 부여하는 방식을 쓴다. 게임 아이템이나 예술품, 수집품 등 희소성 있는 재화의 토큰화에 활용된다. 창작자가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해 배포하더라도 수익을 얻기 어려웠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초기 PC 기반 인터넷에서는 생산된 정보와 콘텐츠의 단순 소비만 가능해 저작권과 소유권 개념이 희미했다. 이후 모바일 시대에 들어서면서 디지털 파일의 무한 복제 문제, 출처와 소유권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최근 대두된 '웹 3.0' 개념에서는 메타버스와 토큰이코노미 생태계 내에서 NFT 기술을 통해 디지털 저작권과 소유권을 증명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ERC-20 계열 토큰 등 통상 가상자산들과 NFT가 다른 점은 각각 토큰 하나하나(ERC-721) 혹은 한정된 수량의 토큰(ERC-1155)만이 복제되지 않고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이더리움 기반 토큰은 수백만개가 발행되더라도 각각의 토큰은 구분할 수 없지만 NFT는 각 토큰 하나하나가 유일성을 가진다. 이와 같은 특성은 향후 메타버스 등에서 활용될 여지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집에 예술품을 전시하는 행위가 가까운 미래에는 메타버스에서 유사하게 구현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림 NFT 하나가 783억원…천정부지로 치솟는 낙찰가

미술품 카테고리에서 NFT 시장이 가장 빠르게 활성화되고 있다. 디지털아트 작가 비플(본명 마이크 윈켈만)의 미술작품 '매일:첫 5000일(Everydays:The First 5000 Days)' NFT는 약 783억원에 낙찰돼 큰 화제를 모았다. 이는 제프 쿤스, 데이비드 호크니에 이어 생존 작가가 작품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으로는 가장 높은 금액에 해당한다.

이밖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아내가 NFT로 판매한 디지털 작품 '워 님프(War Nymph)' 10점은 지난해 3월 약 65억원에 판매됐다. 화성을 수호하는 아기 천사 이미지를 비롯한 10점의 작품은 일론 머스크와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묘사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키며 큰 관심을 모았고, 판매 개시 20분만에 완판됐다.

'크립토키티' '크립토펑크'처럼 랜덤 생성 방식으로 수집 욕구를 자극하는 NFT 상품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4×24 해상도의 디지털 이미지로 발행된 이 NFT는 특정 캐릭터가 매우 희귀한 확률로 생성된다. 푸른색 얼굴에 마스크를 쓴 '코비드 에일리언'이라는 크립토펑크는 지난해 6월 소더비 경매에서 1170만달러(약 139억원)에 판매됐다. 크립토키티 역시 이와 유사한 개념으로, 가상의 고양이 캐릭터를 교배할 때마다 부모 개체의 특성에 따라 유일한 NFT가 생성된다. 지난 2018년 600이더리움에 판매된 '드래곤'이라는 고양이 NFT는 현재 이더리움 시세 기준으로 산정하면 약 16억8000만원 가치에 달한다.

◇가상자산거래소부터 전통 금융권까지…너도나도 'NFT 확장'

가상자산거래소들은 올해 새 먹거리로 NFT 마켓에 주목하고 있다. 업비트는 지난해 말 NFT 거래 시스템을 갖춘 플랫폼 '업비트 NFT'를 선보이며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BTS' 소속사 하이브와 손잡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NFT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코빗 역시 만화·웹툰 전문기업 미스터블루와 협약을 맺고 NFT 판매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올해는 이스트게임즈와 게임 IP 기반 NFT 판매 영역까지 손을 뻗었다. 빗썸도 대기업과 협업을 통해 올해 NFT 관련 신사업을 론칭할 것이 확실시된다.

NFT 진입 가속 추세는 전통 금융권에서도 마찬가지다. 신한카드는 이달 카카오 자회사의 '클레이튼' 블록체인 기반으로 NFT 발행 및 조회 기능을 지원하는 'MY NFT'를 선보였다. MY NFT 출시 4일여 만에 1만5000개의 NFT가 생성됐으며 가입 회원도 2000명을 돌파했다.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와 NFT 관련 협업을 추진하는 등 적용 영역을 넓혀가는 추세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NFT, 가상자산, CBDC 보관을 목적으로 하는 '멀티에셋 디지털 월렛' 시험 개발을 완료했다. 향후 디지털신분증, 스마트키, 전자서류 기능 등도 추가해 고도화할 계획이다. 국민카드는 '리브메이트'에 마이데이터를 연동하면서 고객 대상으로 NFT지급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우리은행은 오픈소스 네트워크인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이달 밝혔다. 이를 하반기 CBDC 유통 확대 실험에 활용하고, 스테이블코인인 '우리은행 디지털화폐(WBDC)'와 NFT 발행, '멀티자산지갑' 등 다양한 서비스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표. 전통금융사들의 NFT 사업 진출 현황. (출처=업계 취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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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