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뉴스픽!]국세청, 관서장회의 '메타버스'로 개최

메타버스에 구현된 전국 세무관서장회의장의 모습.(사진=국세청 제공)
메타버스에 구현된 전국 세무관서장회의장의 모습.(사진=국세청 제공)

국세청이 코로나19 발생 이후 온라인으로 개최하던 전국 세무관서장회의를 메타버스로 개최해 화제다. 국세청은 130명의 세무관서장이 메타버스로 참석하는 가운데 세무관서장회의를 열고 2022년 국세행정 운영방안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관서장회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화두로 떠오른 메타버스 기술이 활용됐다. 메타버스 회의를 준비하기 위해 김대지 국세청장을 비롯해 130개 세무관서장의 실제 사진을 기반으로 아바타를 구현했다. 본청으로 출퇴근하는 국장과 과장은 현장 참석을 했다. 회의장 모습은 실제 관서장회의가 진행되는 세종청사 대강당과 똑같이 꾸며서 회의에 직접 참석하는 것과 같은 현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별도로 구성된 메타버스 내 소통 공간에서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시간도 마련됐다. 국세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관서장회의가 온라인으로 진행되면서 아쉬움이 있었고, 내부에서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모았는데 젊은 직원들이 메타버스 회의를 건의해 채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메타버스 플랫폼 발굴과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일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메타버스에 5600억원을 투입하고, 2026년까지 글로벌 시장 점유율 5위를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세청의 메타버스 회의를 두고는 '신선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국세청은 정부 조직 내에서도 조직 문화가 보수성이 강한 곳으로 꼽힌다. 메타버스 회의에 대해 윗선에서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면 성사가 어렵다. 메타버스 회의가 추진된 것은 그만큼 고위직에서도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이보다 앞서 지방청 단위에서는 납세자 대상 교육과 홍보에 메타버스를 활용한 바 있다. 부산청은 부산 금정구가 메타버스로 주최한 페스티벌의 일부 공간을 확보해서 국세청의 세정 활동을 홍보했다. 대구청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세정홍보관을 개설하고 근로장려금, 취업 후 학자금 상환 제도 등을 설명했다.

이날 관서장회의에서 국세청은 디지털 기반 납세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홈택스 2.0을 고도화해 영세납세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편의 기능을 확대하고, 첨단기술을 활용한 자동화를 추진한다. 신고·납부 과정에서 이용하고 있는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신청·자료제출 분야까지 확대하고, 음성안내 서비스를 추가 제공한다. AI와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신고와 납부 전 과정을 자동화하는 'AI 세금비서'를 시범 도입하고, 단계적 추진계획을 마련한다.

김 청장은 “지난해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납세서비스를 디지털 기반으로 재설계해서 세금 신고와 납부의 편의성을 향상시킨 점”이라면서 “올해도 핵심은 디지털 중심 재설계”라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는 홈택스 개통 20주년이 되는 해”라면서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디지털 역량을 총동원, 발전된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