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 시작...李-尹-安 민심을 잡아라

李, 경기도 중심 수도권 집중 공략
尹, 리스크 털어내고 지지층 다지기
安, 필승결의대회 참석 중도층 공략

주말부터 설 연휴가 시작되면서 대선 후보 움직임이 빨라졌다. 각지에 흩어졌던 가족과 친지가 한자리에 모이는 명절은 매번 선거의 분수령이 돼 왔다. 특히 이번 대선은 박빙 승부, 부동층이 적잖은 상황이 예상되면서 설 연휴가 민심의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주목됐던 설 연휴기간 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간 양자 TV 토론 방송은 무산됐다. 안철수 국민의당,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방송금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법원이 26일 이를 받아들였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는 설 밥상 민심을 잡기 위해 연일 수도권 공약 발표와 정치 쇄신에 속도를 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파와 연령에 상관없이 국민을 위해 꼭 필요한 인재라면 넓게 등용해 '완전히 새로운 내각'을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위기 극복을 위한 국민 내각, 통합정부를 만들겠다”며 “위기 극복을 위해서라면 삼고초려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다. 또 상대 후보를 향한 네거티브 정쟁을 중단하고 민생, 미래, 국민의 삶에 대해서만 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정책 혼선으로 등을 돌린 수도권 민심을 잡기 위해 지난 23일부터 사흘 동안 경기도에 집중하며 공약도 쏟아내고 있다. GTX 신규 노선을 추가하는 부동산 개발 공약, 노동 공약 등을 집중 발표하는 중이다. 또 감성에 호소하듯 읍소하며 경기도 지역구 의원들과 '큰절' 사과를 했다. 지난 24일에는 이 후보가 성남 상대원시장을 찾아 연설 중 자신의 어머니 일화를 소개하며 오열을 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선대본부 글로벌비전위원회 주최로 열린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 정책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선대본부 글로벌비전위원회 주최로 열린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 정책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최근 지지율이 상승한 윤석열 후보는 설 연휴를 통해 우세를 굳히겠다는 각오다. 자신에 대한 지지율 상승은 물론, 정권 교체를 바라는 민심에 쐐기를 박겠다는 각오다. 부인 김건희씨 논란 역시 설 연휴 전 '사과'를 통해 리스크를 완전히 털어낼 것으로 보인다. MBC가 보도한 '7시간 통화 녹취록'과 관련,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력 사건 피해자에 대한 사과, 무속인 논란에 대한 입장도 밝힐 것으로 관측된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국회의원 및 원외당협위원장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해 당 지도부와 현역 의원, 원외당협위원장들과 대선 승리를 다짐했다. 지지율 상승세를 지지층 다지기로 전환, 대세론을 형성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2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국민의당 대선필승 전국결의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2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국민의당 대선필승 전국결의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안철수 후보는 민심 바로미터가 될 설 연휴 이재명-윤석열 후보 간 양자 TV 토론 방송이 금지되면서 한숨을 돌렸다. 안 후보가 자신을 제외한 TV 토론에 제동을 건 것은 그만큼 명절 밥상머리 민심이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명절은 정치 성향이 다른 가족이 모여 지역간 교류, 세대간 소통이 이뤄진다. 평소 흔치않은 유권자가 한자리에 모여 의견을 나누는 자리라는 뜻이다. 안 후보는 '국민의당 대선 필승 결의대회'에 참석해 지역선대위원장 200명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대선 승리를 함께하자며 독려했다. 지지 후보를 정하지 않은 중도층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설 연휴 이후 윤 후보와 안 후보간 단일화 성사 여부도 관심이다. 각종 여론조사 지지율 발표에 따라 단일화 여부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