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개막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골프종목에 프로선수들도 출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대한골프협회는 26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2022년 정기총회를 갖고 아시안게임 프로선수 차출을 의결했다.
협회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는 남자부 4명, 여자부 3명이 출전하는 데 남자부는 프로 2명과 아마추어 2명, 여자부는 프로 1명과 아마추어 2명으로 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칭스텝 선임 및 세부 선수선발 규정 등은 추후 경기력향상위원회를 통해 결정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중명 대한골프협회 회장은 “2020 도쿄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지만 메달을 획득하지 못해 아쉽다”며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목표로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지난해 11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가 골프종목에 프로선수들이 출전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꾸면서 프로선수들도 대회 출전이 가능해졌다. 프로선수의 세계 랭킹 등을 기준으로 출전자격을 부여하는 올림픽과 달리 그동안 아시안게임 골프종목에는 프로선수들이 출전할 수 없었다.
프로선수의 아시안게임 출전이 가능해지면서 남자부 경우 아시안게임 남자 금메달리스트에게 부여하는 군면제 혜택을 놓고 논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 사회의 '뜨거운 감자'인 군면제 논란에서 골프종목이라고 예외일 수 없기 때문이다. 규정 변경으로 출전 기회를 잃게될 아마추어 선수들은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 4명이 출전할 수 있었지만 아마추어 선수들 몫이 2자리로 줄었기 때문이다. 아마추어 골프선수를 키우는 최모(51)씨는 “많이 아쉽다. 지금 프로선수들도 아마추어 시절 모두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기회가 있었다. 반면에 이번 결정으로 지금 아마추어 선수들은 그 기회마저 잃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국내무대에서 활동하는 프로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줘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해외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의 국위선양도 중요하지만 국내 프로무대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에게 기회를 제공해 국내 프로무대 활성화에 기여해야한다는 주장이다.
골프팬인 박상현(56)씨는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으로 한국 위상을 알리는 건 좋지만 과거와 지금의 한국은 다르며 국위선양에 대한 국민감정도 달라졌다”면서 “아시안게임 프로선수 출전이 부와 명예를 가진 유명 선수들의 군면제를 위한 기회로 인식되면 안 된다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또 “해외무대에서만 활동하던 선수가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출전해 군 면제 혜택을 받는다면 아무리 금메달이라고 해도 마냥 좋아하긴 어려울 것 같다”며 “선수 선발 시 국내 프로무대 활성화와 산업성장을 위해 국내프로무대 출전 등 자격요건을 두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원일기자 umph1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