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SK, 대기업도 '거점 오피스' 도입...실용주의 근무환경 확산

삼성전자, SK, 포스코, LG 등 대기업도 재택근무·거점 오피스 등 유연 근무제 도입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하이브리드 근무 환경이 널리 퍼지면서 상대적으로 보수적이던 대기업도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재택근무와 사옥 출근의 장점을 혼합한 거점 오피스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또 사내에 위치한 카페나 도서관 등에 자율 근무 구역을 만들기로 했다.

LG이노텍의 첫 거점 오피스에서 회사 임직원이 일하고 있다. <사진=LG이노텍>
LG이노텍의 첫 거점 오피스에서 회사 임직원이 일하고 있다. <사진=LG이노텍>

거점 오피스는 회사가 주요 거점별로 만든 근무 장소로, 재택근무와 사무실 근무의 장점을 혼합한 '하이브리드형'이다. 재택근무는 출퇴근 시간이 줄어든 장점이 있지만, 업무 인프라 등 근무 환경이 사무실보다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집에서 멀지 않으면서 업무 인프라가 잘 갖춰진 거점 오피스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자율 근무존 또는 자율 좌석제 역시 사옥에는 출근하되 원하는 장소에서 일하는 것으로,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일만 잘하면 된다는 실용주의가 반영됐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6월부터 서울 종로구 계동사옥, 용산구 원효로사옥, 동작구 대방사옥, 강동구 성내사옥, 인천 부평구 삼산사옥, 경기 안양사옥과 의왕연구소 등에 거점 오피스 '에이치-워크 스테이션'을 열고 운영 중이다. 양재동 본사나 남양 연구소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집 주변 거점 오피스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거점 오피스에는 휴식 공간도 갖춰져 있으며, 좌석은 자유롭게 예약·선택할 수 있다.

SK그룹은 전 관계사들이 여러 형태의 유연 근무제도를 시행하고 있어 대기업 중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2019년 자율 좌석제를 도입했다. 직원들이 SK서린사옥 사무실로 출근하기 전 미리 원하는 좌석을 예약하며, 소속 회사나 조직 구분 없이 자리를 선택할 수 있다.

임원의 경우 집무실을 쓰되 크기를 기존보다 3분의 1 규모로 축소했다. 또한 SK이노베이션 계열 회사는 권장 근무시간(오전 10시∼오후 3시)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에는 자율 근무가 가능하다.

포스코그룹 역시 지난해 말부터 서울 여의도와 을지로에 그룹사 직원들이 공유하는 거점 오피스를 운영하고 있다.

LG전자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직원들이 회사 밖 공간에서 자유롭게 근무하도록 하는 '리모트 워크'를 부분적으로 시행 중이며,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도 거점 오피스를 두고 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