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칠성음료가 해외 현지법인 설립을 검토하며 시장 개척에 나선다. 현재 음료와 주류부문을 합해 총 7개 법인을 두고 있는 롯데칠성음료의 8번째 법인 설립이다. K-푸드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 코로나19 이후 해외사업 확장에 주춤했던 행보에 가속도를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해외 신설 법인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해당 법인은 현지업체와 합작사(조인트벤처) 형태가 유력하다. 이를 위해 현지 유력 음식료 업체 다수와 접촉을 하며 사업성을 따져보고 있다. 진출 국가는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권과 러시아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현재 롯데칠성음료는 음료 부문에서 중국, 필리핀, 미얀마, 파키스탄에, 주류 부문은 미국, 일본, 중국 등 7개 현지법인을 두고 있다. 특히 현지법인 설립 가능성이 높은 곳은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등 동남아 지역이다. 지난 2019년부터 한-아세안 FTA에 따라 음료관세가 철폐된 데다 한류 영향으로 동남아지역으로 국산 음료 수출이 빠르게 늘고 있어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식품수출정보(이하 KATI)에 따르면 지난해(1~10월) 국내 음료 부문 수출액은 4억9760만달러(약 5972억원)로 집계됐다. 작년 전체 수출량은 5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캄보디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수출이 크게 늘었다.
과일소주를 필두로 동남아 지역 주류 수출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작년 과일소주(리큐르) 수출액은 8091만8000달러로 2년 전 2884만4000달러에 비해 약 180% 증가했다. 수출량 역시 작년 기준 5만770톤으로 같은 기간 2배 이상 늘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대 중국 수출액이 가장 많았고 이어 일본, 미국, 필리핀,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캄보디아 순이다.
음료와 주류를 모두 생산·판매하는 롯데칠성음료로선 현지 유통망을 확보하면 두 제품군 모두 탄력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또 앞서 미얀마, 파키스탄으로 진출 시 현지 합작사 설립을 통해 진출했고 성공적으로 안착한 경험도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수출액은 음료 614억원, 주류 461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6.3%, 1.9% 성장률을 보였다. 기존 진출 국가에서는 신규 채널 확대와 마케팅 활동을 통해 안정적 시장을 구축하고 신규 개척 국가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다양한 국가의 기업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 “다만 아직 구체적으로 진행된 건은 없다”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