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소비자물가가 4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외식비와 기름값 상승률이 높게 나타난 가운데 농축수산물, 공공요금, 전셋값도 일제히 올랐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69(2020=100)로 지난해 1월 대비 3.6%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2%를 기록하며 3%대로 올라섰다. 이어 11월(3.8%), 12월(3.7%)에 이어 4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물가가 4개월 연속 3%대를 보인 것은 지난 2010년 9월부터 2012년 2월까지 18개월 연속 3%대 이상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약 10년 만이다.
품목별로 보면 석유류가 16.4% 오르며 전체 물가 상승률의 0.66%포인트(P) 기여했다. 휘발유(12.8%), 경유(16.5%) 자동차용 LPG(34.5%)가 모두 상승했다. 가공식품도 4.2% 올랐으며 빵(7.5%)의 상승률이 높게 나타났다.
농축수산물 상승률은 6.3%로 집계됐다. 돼지고기(10.9%), 수입소고기(24.1%), 국산소고기(6.9%), 달걀(15.9%) 등 축산물이 11.5% 상승했다. 농산물은 4.6% 오른 가운데 딸기(45.1%)의 상승률이 여전히 높게 나타났다.
전기·수도·가스도 지난해 말까지는 1%대의 안정적인 상승률을 보였으나 1월에는 2.9% 오르며 2018년 9월(7.9%)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전기요금(5.0%), 상수도료(4.3%)가 상승했다. 지난해 7월 전기요금 필수 할인공제가 축소되고 10월에는 연료비 조정단가가 인상된 영향이 지속되면서 전기요금의 상승 폭이 컸다.
외식비는 전년 대비 5.5%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0.69%P 끌어올렸다. 외식 중에서 생선회(9.4%)의 상승률이 높았다. 보험서비스료(13.4%), 공동주택관리비(4.3%) 등 외식 외 개인서비스도 올라 전체 개인서비스는 3.9%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집세는 2.1% 올랐으며 전세 상승률이 2.9%로 2017년 8월(2.9%) 이후 가장 컸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3.0% 올랐다. 근원물가가 3%대를 기록한 것은 2012년 1월(3.1%) 이후 10년 만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물가 상승 폭이 높게 나타난 것은 수요 측 상승 요인도 있지만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이나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같은 대외 공급 측면 상승 요인도 컸다”며 “당분간 상당 폭의 오름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따른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 불확실성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물가당국인 기획재정부는 설 이후에도 생활물가 안정을 위해 총력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석유류와 국제원자재 가격 동향은 기재부 1차관을 팀장으로 하는 우크라이나 사태 비상대응 TF를 중심으로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경우 즉시 대응한다. 4월까지인 유류세 인하 조치도 연장을 검토하기로 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