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이나 학교, 영화관 등에서 주로 사용하던 빔프로젝터가 일상생활 속으로 들어왔다. TV를 능가하는 거대한 영상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스크린을 사용할 수 있는 휴대성이 고객 감성을 자극한다.
6일 시장조사업체 PMA에 따르면 지난 2018년 5247만달러였던 국내 홈프로젝터 시장은 2020년 7413만달러 규모로 확대됐다. 지난해도 3분기 누적 약 6000만달러를 기록, 연간 기준으로 전년보다 시장이 확대된 것으로 추산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보편화되며 대형 화면을 원하는 수요가 늘고 빔프로젝터 판매 확대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여기에 최근 삼성전자가 휴대성을 극대화한 '더 프리스타일'을 선보이면서 빔프로젝터 대중화 불을 지폈다.
전자업계는 빔프로젝터가 TV를 위협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선 것은 '초단초점' 기술과 OTT가 탑재된 스마트기능이 더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빔프로젝터는 TV와 달리 100형 이상 대화면 구사가 가능하다. 100형을 넘어가는 대형에서는 면적당 비용이 TV보다 싸다. 벽 또는 스크린과 거리가 불과 20㎝ 내외면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초단초점 기술이 적용되면서 복잡한 설치나 빛 가림 등 고질적인 문제가 해소됐다. TV와 견줄만한 UHD 고화질은 물론 콤팩트한 사이즈로 간편하게 제품 이동이 가능해 원하는 장소에서 감상할 수도 있다.
공중파·지상파 중심에서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쿠팡플레이 등 OTT로 영상컨텐츠 수요가 이동한 것도 빔프로젝터 선택에 긍정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선택적으로 자율성을 갖고 콘텐츠 소비를 하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이를 겨냥해 빔프로젝터에 스마트기능 탑재가 필수사항이 됐다. OTT를 통해 영화나 드라마를 '영화관 감성'으로 보고 싶은 고객에게 빔프로젝터가 대형 TV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이에 더해 빔프로젝터 휴대성도 또 하나의 경쟁력이다. 삼성전자가 연초 새롭게 출시한 더 프리스타일은 '나만의 스크린'을 구현한다는 콘셉트로 빔프로젝터 휴대성을 앞세워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독특한 형태에 과거 TV에서 누릴 수 없던 장점을 무기로 더 프리스타일은 전 세계 주요 시장에서 진행된 예약 판매에서 연달아 완판 기록을 세우고 있다.
LG전자 역시 경량 빔프로젝터 'LG 시네빔'으로 야외에서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 캠핑족 취향을 저격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LG전자는 국내 가정용 프로젝터 시장에서 지난해 1~3분기 누적 점유율(금액 기준) 약 55%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빔프로젝터가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사치품에서 콘텐츠 소비 트렌드 변화에 맞춰 홈시네마와 휴대성 중심으로 하나의 필수품으로 생활에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