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페이코, 후불결제 시장 진출...빅테크 격전장 부상

네이버파이낸셜·쿠팡 이어
내달 NHN페이코 '피스코어'
카카오페이, 후불형 교통카드
토스, 30만원 내 결제 선봬

NHN페이코, 후불결제 시장 진출...빅테크 격전장 부상
NHN페이코, 후불결제 시장 진출...빅테크 격전장 부상

후불 결제시장이 빅테크 격전장으로 부상했다. 네이버파이낸셜, 쿠팡에 이어 NHN페이코가 후불결제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어 연내 카카오페이, 토스도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어 신용카드사와의 한판 격돌을 예고했다. 이들은 신용카드 발급이 어렵지만 간단한 디지털 소액 신용대출 서비스가 필요한 젊은 층을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6일 NHN페이코는 다음 달 자체 개발한 신용평가모형 '피스코어'(P-Score)를 출시하고 후불결제 시장에 뛰어든다. 신한은행과 함께 후불결제 서비스를 연내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용자별 후불결제 한도 산정에 피스코어를 활용한다. 산출된 모형을 기반으로 데이터 분석 기반 금융상품 추천 서비스도 출시한다. NHN페이코는 피스코어를 활용해 고객 신용을 평가하고 점수에 맞춰 대출 상품을 연계해주는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방침이다.

카카오페이는 지난달 월 15만원 한도의 모바일 후불형 교통카드를 일부 사용자 대상으로 시작했다. 다음 달 전체 사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카카오페이는 선불충전 방식 모바일 교통카드만 제공했다. 후불결제 기능이 도입되면 미리 충전하지 않고 교통카드를 쓰고 나중에 결제할 수 있다. 교통카드로 시작하지만 향후 쇼핑 등 일반 결제에 관한 소액결제 시장까지 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NHN페이코, 후불결제 시장 진출...빅테크 격전장 부상

토스도 다음 달 월 30만원 내 후불결제서비스를 출시한다. 대출이나 카드 실적이 없어도 신용도를 측정할 수 있는 자체 신용평가사 '토스신용데이터준비법인'을 2분기에 설립한다.

네이버파이낸셜, 쿠팡은 이미 후불 결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NHN페이코를 필두로 카카오페이, 토스가 가세하면서 시장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카드사는 시장 점유율을 빼앗길 가능성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은 대학생, 사회초년생, 주부 등 금융 이력이 부족한 저신용자를 주목하고 있다. 국내 저신용자는 1300만명으로 추산된다.

후불결제는 비금융 데이터와 머신러닝 등 IT를 활용한 대안신용평가모델로, 신용 기록이 없는 저신용자도 이용이 가능한 거래 구조를 갖고 있다. 플랫폼 기업이 가진 빅데이터는 후불결제 사업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빅테크 기업은 자체 플랫폼에서 후불결제서비스를 제공하면 결제액의 최대 2.3%에 해당하는 카드사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카드사 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판매자나 소비자에게 더 나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빅테크기업이 후불 결제를 확대하면서 기존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해외처럼 후불결제서비스가 신용카드를 대체하는 결제수단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후불결제 서비스인 BNPL(Buy Now Pay Later)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BNPL은 현금 없이 일단 구매하고 나중에 결제하는 '선구매 후결제' 서비스다. 이자와 수수료가 없고, 만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엄격한 신용카드 발급 심사를 거치지 않고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려받아 가입하면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MZ세대에게 각광받고 있다. BNPL 서비스가 먼저 시작된 스웨덴의 경우 e-커머스 결제의 25%가 BNPL 결제다. 애플, 페이팔, 아디다스, 세포라 등 글로벌 유명 브랜드는 후불결제를 도입했다. 아마존, 이베이 등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도 BNPL을 사용하고 있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