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미술품 시장 활성화와 투명한 거래 플랫폼의 역할

지난해 미술시장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역사상 최대 호황기였다. 세계 3대 경매회사는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그중 소더비는 1744년 설립 이래 270여년 만에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케이옥션 손이천 이사 (사진=케이옥션)
케이옥션 손이천 이사 (사진=케이옥션)

국내 경매회사 8곳의 작년 낙찰 총액은 약 3300억원으로 2020년 대비 3배 늘었다. 이는 1998년 이후 국내 경매 역사상 최대 규모이다.

글로벌 유동성 증가와 자산 가격 급등에 따른 투자 열풍이 미술시장까지 확장되고, 온라인 문화에 익숙하며 자신의 취향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MZ세대가 미술시장에 새로운 수요층으로 등장해 시장 성장을 견인했다. 여기에 이건희 컬렉션으로 인한 미술품 컬렉션을 보는 대중 인식의 긍정적 변화도 한몫했다.

지난 한 해 동안 경매를 거쳐 거래된 미술품은 총 3만2955점이다. 이 중 2만2235점이 팔려 67.47%의 낙찰률을 기록했다. 2017년 2만8512점(낙찰률 65.32%), 2018년 2만6290점(65.33%), 2019년 2만5962점(66.55%), 2020년 3만276점(60.61%) 출품으로 2021년에 최근 5년간 가장 많은 수의 미술품이 출품되어 높은 낙찰률을 기록했다. 낙찰총액도 수직상승했다

2021년 낙찰총액 1위를 기록한 작가는 이우환이다. 507점이 출품되어 그중 414점이 낙찰되며 약 395억원의 낙찰총액을 세웠다. 이우환은 2020년에 이어 낙찰총액 정상에 등극했다. 그해 거래액이 약 15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무려 245억원어치가 더 팔렸다.

그 뒤를 이어 2위 쿠사마(낙찰총액 약 365억원), 3위 김환기(약 214억원), 4위 김창열(약 201억원), 5위 박서보(약 196억원)가 이름을 올렸다.

올해도 이런 성장세와 호황은 지속되고 한국 미술시장에 중요한 방점을 찍는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유수 갤러리들이 앞다투어 한국 지점을 내고 있다. 오는 9월 세계적 아트페어 프리즈(FRIEZE)의 한국 상륙으로 미술계의 기대도 높다.

오랫동안 아시아 미술시장의 허브였던 홍콩의 정치적 변화로 인해 앞으로 서울의 입지가 더욱 굳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더욱이 예술경영지원센터 조사에 의하면 올해 한국 미술시장 규모가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독일·스위스와 견줄 만한 수치다. 물론 세계 미술품 경매시장 규모에 비하면 약소한 수치이나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내다본다면 긍정적 요인이다.

이렇게 성장과 도약, 변화 속 미술시장에서 케이옥션은 기존 사업 강화와 100% 지분을 소유한 자회사들을 통한 신규 사업 진출로 매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경매 규모 확대를 위해 필요한 시설 투자, 작품가격 상승이 예상되거나 시장에서 저평가된 미술품을 적극 확보하는 등 매출 증대를 꾀하는 것이다.

또 해외 미술품 소싱과 해외 네트워크를 통해 작품을 확보할 계획이다. 신진 작가 개발과 종합적 작가 지원에도 힘쓰고, 새로운 형태의 미술 시장에 진출할 준비를 신중하게 하고 있다.

미술품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케이옥션의 미술품 전용 물류 관리 프로그램 '케이오피스(K-Office)'의 업그레이드 작업도 예정되어 있다. 케이오피스로 물류관리, 영업관리, 시장예측 등이 가능하다. 또 작가와 작품, 미술품 관련 문헌, 도록, 미술품 진위 관련 데이터 등을 활용해 경매 응찰과 참여이력 관리가 이뤄진다.

11만건 이상의 미술품을 모두 표준화한 '케이오피스(K-Office)'는 현존하는 국내 미술품 데이터베이스 중 가장 방대한 유통 정보를 집적하고 있는 미술품 종합 관리 시스템이자 미술품 유통 관리의 표준화라는 개념을 도입한 최초의 시스템이다. 20년 이상 국내외 금융계와 전략컨설팅 경력을 지닌 도현순 대표가 금융업에 가까운 투명성을 미술품 유통에 접목시켜 개발했다.

바야흐로 미술 시장은 유례없는 호황기의 한가운데에 있다. 그러나 이런 때일수록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 신중함과 정도 경영이 필요하다. 케이옥션은 앞으로도 미술품 시장의 투명한 거래 플랫폼 역할을 다할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의 긍정적 영향을 극대화하기 위해 미술 시장을 활성화하는 등 노력할 것이다.

케이옥션 손이천 이사(수석 경매사) yjson@k-aucti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