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송용원 광전소재연구단 연구원팀이 한국기계연구원의 최지연 연구원팀과 함께 전사공정 없이 광소자 미세구조 표면에 직접 3차원 그래핀을 균일하게 합성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이로 그래핀 결정 결손을 막을 수 있다. 또 연구진은 실험으로 대상 물체 표면에서 합성된 그래핀과 레이저 상호작용을 증명, 광학 기능을 극대화한 광소자 개발 및 집적화에 큰 진전이 기대된다.
탄소 원자들이 육각형 격자구조를 이루는 그래핀은 높은 물리·전기·광학 특성으로 꿈의 소재라 불린다. 특히 광학적 비선형성이 뛰어나 펨토초(1000조분의 1초) 수준의 레이저 펄스 광원 형성, 빛에 신호를 싣는 광변조기, 초고속 광스위치 등 제작에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그래핀은 일반적으로 구리나 니켈 등 금속 촉매 표면에서 합성해 코팅과 에칭(화학적 부식작용을 이용한 가공) 등 전사 과정을 거쳐 목표 기재 표면으로 옮겨진다.
그래핀은 전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순물 유입, 구조 붕괴 등으로 소자 성능에 악영향을 미친다. 또 2차원 평면구조라는 특성 탓에 광소자의 복잡하고 미세한 형상에 맞춰 균일하게 코팅하는 데 어려움이 컸다.
연구진은 금속 촉매 대신 세라믹 촉매를 사용하면 촉매 표면뿐만 아니라 가까운 범위 내에서도 3차원 그래핀이 균일하게 합성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촉매에서 분해된 전물질(주로 메탄)이 탄소 원자를 생성하는 과정에서 근접한 광소자 표면에 안착하며, 표면 구조를 따라 순차적으로 균일한 그래핀이 합성되는 원리다.
연구진은 이렇게 개발한 3차원 그래핀 합성 공정의 광소자 응용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광섬유로 실험을 해 레이저-그래핀 간 상호작용 구현을 확인했다.
광섬유 코어로 진행하는 레이저는 상대적으로 두꺼운 클래드 층(섬유 바깥 부분)에 둘러싸여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데, 이 클래드 층을 조금씩 제거해 나가면 코어 내 레이저가 점차 주위 환경에 반응하게 된다. 이 범위에 그래핀이 있으면 광신호가 제어되는 레이저-그래핀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것이다.
연구진은 클래드 한쪽 면에 펨토초 레이저로 마이크로미터 단위 초미세 우물 구조를 만들고, 우물 입구 세라믹 촉매 표면에서 시작된 3차원 그래핀 합성이 우물 바닥 면까지 매우 균일하게 이어져 레이저-그래핀 간 상호작용 구현을 확인했다.
송용원 KIST 연구원은 “3차원 그래핀의 도입으로 기존 광소자에서 불가능했던 광학적 특성의 구현이 가능해졌다”며 “미래의 광컴퓨팅뿐만 아니라 전자소자와 광소자의 융합을 통해 더 실감이 나는 메타버스와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에서도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임혜숙) 지원으로 KIST 주요사업과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나노기술 분야 국제 저널인 'ACS Nano' (IF: 15.881, JCR 분야 상위 6.138%) 최신 호에 게재됐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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