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고, 은행 대출 규제 강화가 이어지면서 예대금리차가 2년 4개월 만에 최대치로 확대됐다. 코로나19로 중소상공인은 물론 서민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 은행이 높은 금리를 부과해 돈놀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향후 한은이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향후 정치권과 금융당국이 제도개선에 나설지 이목이 쏠린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들의 지난해 말 기준 예대금리차(잔액 기준)는 2.21%포인트(P)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8월 이후 최대치다. 예대금리차는 총대출금리를 총수신금리로 뺀 차이다. 예대금리차가 크다는 것은 은행이 적은 예금이자를 주면서 반대로 대출에는 더 높은 비용을 부과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예대금리차는 2019년 8월 2.21%P를 기록한 뒤 2020년 10월 2.01%P까지 줄었다. 하지만 △2020년 12월 2.05%P △2021년 1월 2.07%P △2월 2.10%P △3월 2.12%P △9월 2.14%P △10월 2.15%P △11월 2.19%로 점차 확대하고 있다. 이는 은행이 가계대출 등 규제를 강화하면서 가산금리를 높이고, 우대금리를 깎은 이유가 크다.
실제 이 기간 기준금리 상승에도 은행 예금금리 인상은 인색했다. 현재 은행 총수신금리는 0.83%로, 동일한 예대금리차를 기록한 2019년 8월에는 1.35%였다. 한은 기준금리가 1.25%던 2019년 10월 1.33%와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한은이 향후 추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예대금리차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통상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예대금리차가 커지는 경향을 보인다. 실제 기준금리가 1.75%이던 2018년 11월 예대금리차는 2.31%P까지 늘어난 바 있다.
다만 정치권 등이 최근 은행의 이자 폭리를 지적하고 있어 변화도 예상된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은행 예대금리차 공시 의무화, 금융당국이 개선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한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예대금리차를 대통령령에 따라 정기적으로 공시하도록 하고, 예대금리차가 증가하는 경우 금융위가 금리 산정의 합리성·적절성을 검토해 개선 조치를 권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에 최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도 열네 번째 '석열씨의 심쿵약속'으로 예대금리차를 투명하게 공시하는 등 금융소비자보호 제도 도입을 선언했다.
[표]은행 여·수신 가중평균금리 현황(자료-한국은행)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