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지난해 매출·영업익 모두 감소…백화점만 선방

롯데쇼핑 CI
롯데쇼핑 CI

롯데쇼핑이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했다. 백화점을 제외한 대부분 사업부의 매출이 역성장하면서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8일 롯데쇼핑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2156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37.7%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3.7% 감소한 15조5812억원, 당기순손실은 2868억원으로 집계됐다.

할인점과 e커머스부문의 실적 부진이 뼈아팠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영업손실 320억원을 기록했다. 적자 폭이 190억원 늘고 매출마저 7.2% 감소했다. 점포 폐점과 리뉴얼에 따른 일회성 비용, 내식 수요 둔화 등의 영향이 컸다. 또 4분기 106억원의 희망퇴직 비용도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슈퍼도 지난해 매출은 12.3% 줄어든 1조4520억원에 그쳤지만 영업손실은 50억원으로 적자폭은 줄이는데 성공했다. 지난 2년간 146개의 부진점포를 정리하며 적극적인 구조조정 노력을 기울인 덕분이다.

롯데온을 운영하는 e커머스 부문도 실적 타격이 컸다. 매출은 21.5%줄어든 1080억원, 영업손실은 무려 1560억원에 달했다. 종합몰에서 오픈마켓으로 변경하면서 직매입으로 잡히는 매출이 줄고 사업부 간 거버넌스 조정 등으로 비용이 늘어났다. 다만 e커머스 성장 지표인 거래액(GMV)은 꾸준히 늘고 있다. 롯데온의 지난해 거래액은 48.2% 증가한 2조4105억원으로 국내 온라인쇼핑 평균 성장률을 상회했다. 4분기 월평균 방문자수(MAU)는 2648만명으로 전년보다 787만명 늘었다.

주요 연결 자회사도 부진했다. 하이마트는 지난해 매출 3조8770억원, 영업이익 1130억원으로 각각 4.3%, 29.6% 줄었고, 홈쇼핑도 매출은 1조1030억원으로 2.5%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1020억원으로 18.5% 감소했다. 하이마트는 코로나 특수 역기저 영향으로 백색가전 판매가 부진했으며, 홈쇼핑은 디지털 플랫폼 신사업 등 판매관리비가 증가했던 것이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줬다.

그나마 백화점이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 매출액은 8.8% 증가한 2조8880억원, 영업이익은 6.4% 늘어난 3490억원으로 집계됐다. 3분기에 600억의 희망퇴직 비용을 인식했음에도 전체 영업이익은 성장했다. 기존점 연간 매출 역시 11.5% 늘었다.

롯데쇼핑은 올해 각 사업부 본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실적 반등에 나선다는 각오다. 특히 전사 차원에서 진행한 미래 먹거리에 대한 투자의 가시적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롯데쇼핑은 지난 1년간 한샘, 중고나라 등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한샘 등과는 협업을 통해 온·오프라인 상품 경쟁력 강화 및 차별화된 공간 기획 등의 분야에서 시너지가 날 것으로 예상하며 유통군 차원의 시너지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영준 롯데쇼핑 재무본부장은 “지난해 롯데쇼핑의 실적은 혹독한 체질 개선 노력이 반영된 결과”라며, “올해는 고객에게 즐겁고 편리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유통 혁신의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