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작년 무역적자 1000兆 돌파

작년 미국 무역적자가 무려 1000조원을 웃돌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시장 수요 변화와 인플레이션 여파에 따른 결과다.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미국 상무부를 인용해 작년 미국의 연간 무역수지 적자가 8591억달러(약 1029조6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전년 대비 26.9% 급증하면서 1960년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종전 최대치는 2006년 7635억3000만달러(913조1055억원)다.

수입은 전년 대비 20.5% 늘어난 3조3900억달러(4062조9000억원)로 나타났다. 수출은 2조5300억달러(3032조2000억원)로 18.5% 상승했지만 수입보다 증가율이 낮았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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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은 이 같은 결과가 미국 경제 회복세와 중국등에서 수입 의존도가 높아진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미국 소비자들은 자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등에 따라 수입이 늘면서 컴퓨터, 게임기, 가구 등을 대거 구매했다. 이에 따라 중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상품 수입이 급증했다.

지난해 미국의 대 중국 무역적자는 3553억달러(425조8000억원)다. 전년 대비 450억달러 늘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인 2018년에 기록한 4182억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에너지와 원자재 수입 가격이 오르는 가운데 기업들이 제품 생산을 위해 자본재를 들여온 것도 무역적자 심화 원인으로 꼽혔다.

제이크 콜빈 미국 국가대외무역위원회 회장은 “경제 활동 활성화와 물가 상승, 경제 성장이 최대 무역적자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수출의 30%가량을 차지하는 서비스 무역흑자는 전년 대비 5.6% 감소한 2315억달러(276조7582억원)에 그쳤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외국인 관광객 등 소비층이 줄면서 서비스 수요도 감소했다. 외신은 이 같은 서비스 수출 위축이 무역적자 폭 확대에 일조한 것으로 평가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