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구원투수 이낙연 "겸허하게 사죄…많은 것 바꿀 수 있는 시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

20대 대선을 한달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 구원투수로 나선 이낙연 민주당 신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9일 첫 일성으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민주당이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도 많다”며 “진솔하게 인정하고 겸허하게 사죄드리겠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이재명 후보도 참석했다.

이 위원장은 전날 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직을 수락했다. 짧은 기간이지만 지지층 결집에 역량을 쏟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그는 “대통령 선거를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 총괄선대위원장을 갑자기 맡게 됐다”며 “대선까지 기간은 짧지만, 그러나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는 시간이다. 민주당과 저는 모든 역량과 정성을 모아 국민의 지지를 호소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저희는 무엇이 부족한지, 무엇이 잘못됐는지 안다. 부족한 것은 채우고, 잘못은 고치겠다. 국민과 국가에 필요한 일을 더 잘 수행하겠다”며 “억지스럽게 변명하지 않겠다. 국민께 걱정을 드린 잘못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철저하게 경계하고 꼼꼼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총괄선대위원장으로서 민주당 구성원들을 향해 국민의 신임을 얻지 못할 언동을 자제하라고 단속했다. 그는 “선거는 국민의 신임을 얻기 위한 예민한 경쟁”이라며 “민주당의 모든 구성원은 국민의 신임을 얻는 데 도움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국민의 신임을 얻지 못할 언동이 나오지 않도록 극도로 자제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 위원장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민주당의 능력과 경험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역대 정부의 공과와 세계의 흐름을 통해 저희는 더 배웠고 더 성숙했다”며 “경험과 역량으로 국민의 삶을 지키고 국가의 미래를 다지는 책임 있는 정책을 끊임없이 내놓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씨 관련 논란을 두고는 “어느 것이든 진솔하게 인정하고 겸허하게 사과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씨가 직접 사과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구체적 방법은 제 업무는 아닌 것 같다. 아까 말씀드린대로 진솔과 겸허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새겨주시기 바란다”고 답했다.

호남 지지율을 두고 “국민 마음을 얻고자 하면 훨씬 더 낮아지고 진지해져야 한다”며 “호남인들의 걱정이 무엇인지, 고민이 무엇인지 좀 더 가깝고 낮게 파악하고 접근하고 호소드려야 한다. 한두 가지 이벤트로 마음을 얻고자 하는 생각은 허망한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이야기가 나오는 것에는 “기본적으로 정치인들의 진퇴는 본인이 판단할 문제다. 제3자가 이러쿵 저러쿵 하는 것은 결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회의에 참석한 이 후보는 “이 위원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말씀과 함께 정말 든든하다”며 “많은 경험을 가지고 역량이 뛰어나시기 때문에 현재 위기 국면을 슬기롭게, 역량있게 돌파해주시리라 믿고 큰 기대와 함께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