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그룹의 금융 자회사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의 지난해 실적에 희비가 갈렸다.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2000억원이 넘는 역대 최대 이익을 거둔 반면에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거래액 급증에도 적자 폭이 커지며 실적이 악화됐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2041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거뒀다고 9일 공시했다. 2020년과 비교해 1년 새 80% 가까이 늘었다.
연간 영업 수익(1조649억원)과 영업이익(2569억원)도 각각 32.4%, 109.6% 증가했다.
여신 성장에 따른 이자 이익 확대와 플랫폼·수수료 비즈니스 성장이 수익성 강화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플랫폼 수익으로 932억원, 수수료 수익으로 1686억원을 벌었다. 전년보다 각각 86.8%, 13% 많은 것이다. 전체 영업수익 가운데 비이자부문 수익 비중이 25% 이상 유지됐다.
플랫폼 부문에서는 주식 계좌 개설 서비스와 제2금융권 연계 대출 취급 실적이 2020년 말 누적 대비 각각 73%, 100% 성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수수료 부문에서는 체크카드 결제 규모와 외환 송금 건수가 전년 대비 각각 23%, 9% 증가했다. 수신 잔액은 2020년 말 대비 6조4869억원 늘어난 30조261억원이다. 이 가운데 저원가성 예금이 58.3%를 차지했다.
여신 잔액은 25조8614억원으로, 작년 한 해 5조5481억원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뱅크 고객은 1799만명으로, 연간 255만명 증가했다.
카카오뱅크는 “20~30대 고객의 모바일 활동성 확대와 10대와 40대 이상의 고객 증가에 따른 모바일 트래픽 증가가 2021년 카카오뱅크의 성장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는 1분기 내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해 고객몰이를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반면 카카오뱅크와 비슷한 시기인 지난해 상장한 카카오페이는 성장에 제동이 걸리며 희비가 갈렸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4586억원, 영업손실 27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1.3% 증가했고, 적자 폭도 52.0% 늘어났다.
지난 4분기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32% 늘어난 26조원을 기록했다. 연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한 1274억원이다. 결제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8%, 금융 부문 매출이 35% 늘어났다. 4분기 매출 비중을 보면 결제 서비스 69%, 금융서비스 26%, 기타 5% 순이다.
지난해 말 류영준 대표 등 경영진 8인의 주식 먹튀 논란 등 주식 보상 비용이 영업비용에 포함되면서 실적이 악화됐다.
카카오페이는 올해 사업 방향을 'Back to the Basic(기본으로 돌아가자)'으로 정하고 출범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뱅크와 페이 주가는 전일보다 동시 하락했다. 카카오뱅크는 전일보다 1.01% 떨어진 4만4200원, 카카오페이는 3.07% 하락한 12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
역대 최대 실적 '카카오뱅크'
매출 1조 돌파·영업익 2569억
성장 빨간불 '카카오페이'
매출 4586억·영업손실 272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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