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삼성준법위 14일 첫 정례회의...이재용 부회장 참석 여부 주목

삼성준법감시위원회가 오는 14일 2기 첫 정례회의를 갖는다. 2기는 지배구조 개편을 최우선 목표로 준법경영 안착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중동 출장을 마지막으로 대외 활동을 자제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기 출범에 맞춰 모습을 드러낼지 주목된다.

지난 1월 26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이찬희 신임 위원장이 운영 방향 등을 공유하고 있다.
지난 1월 26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이찬희 신임 위원장이 운영 방향 등을 공유하고 있다.

삼성준법위는 2기 첫 정례회의에서 이찬희 신임 위원장 주재로 위원회 방향과 핵심 미션을 공유하고 지배구조 개선 등 주요 현안 논의 계획을 점검한다.

삼성준법위는 2020년 2월 삼성그룹 준법·윤리 경영을 위한 독립 기구로 출범했다. 김지형 전 대법관이 위원장, 법조계와 시민단체, 학계 등으로 구성된 외부 인사 6인이 위원을 맡았다. 지난 달 18일 정례회의를 끝으로 1기 활동을 마무리하고, 이찬희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을 2기 위원장으로 선임해 이달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1기는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대국민 사과, 무노조 경영 철폐, 4세 경영 승계 포기 등을 이끌어냈고 오너 리스크 재발방지에도 심혈을 기울였다는 평가다. 2기는 연속선상에서 그룹 차원의 컨트롤타워 재편, 감시방안, 준법경영 시스템 안착 등 지배구조 개편에 총력을 기울인다.

실제 이 위원장은 지난달 26일 기자 간담회에서 “현재 삼성과 관련해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지배구조 개선일 것”이라면서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 것인지 외부 전문가 조언과 내부 구성원 의견을 다양하게 경청하면서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첫 정례회의에서는 통상적인 내부거래나 최고경영진 준법의무 위반 신고 접수 건을 공유하되 위원회 운영 방향과 정체성 등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1기 위원회에서 의결했던 보고서를 활용한 최고경영진 준법의무 위반 방지 시스템 강화는 물론 삼성이 보스턴컨설팅그룹을 통해 수행 중인 지배구조 개선 등 컨설팅 내용도 함께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준법위 관계자는 “정례회의인 만큼 상견례가 아닌 주요 현안에 대한 논의와 토의가 이뤄질 예정”이라면서 “2기 활동 핵심 중 하나인 지배구조 개선 등 폭넓은 내용이 논의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중동 출장을 마치고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중동 출장을 마치고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과 2기 위원 간 만남이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이 부회장은 2020년 12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에서 최후 진술을 통해 준법위와 만남을 정례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해 1월에는 준법위 임시회의에 앞서 1시간가량 위원들과 면담했다. 같은 해 8월 가석방 이후에는 정례회의 참석이나 준법위원과 면담은 하지 않았다. 이 위원장이 취임 후 이른 시간 내 이 부회장과 만나겠다고 한 만큼 정례회의에 앞서 짧은 면담을 가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여전히 일주일에 한 번씩 재판에 참석해야 하는 데다 코로나 영향 등으로 대외활동에 제약이 있는 상황”이라면서 “여러 차례 준법위 활동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만큼 준법경영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만남을 추진할 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