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내 보건소 코로나19 대응 인력 10명 중 7명은 현재 보건소 인력 규모로 코로나19 장기화 대응이 어렵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과중한 업무량에 방역 인력 피로도도 한계치에 이르고 있다.
10일 경기도와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 연구팀 조사에 따르면, 경기도 보건소 코로나19 대응인력 중 72.9%가 현재 인력으로는 코로나19 장기화 대응이 '어렵다'고 답했다. '보통'은 18.2%, '가능하다'는 8.9%에 그쳤다. 이번 조사는 1월 18일부터 26일까지 도내 보건소 인력 5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이다. 신뢰수준은 95%, 표본오차는 ±4.3%p다.
업무량도 과중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인식을 묻는 질문에서 답변자들은 △객관적인 업무량이 많다(86.8%) △시간 압박이 심하다(84.5%) △업무 내용의 잦은 변화로 불확실성이 크다(83.6%) △시간 외 요소로 인한 압박이 심하다(82.8%) 등 어려움을 호소했다.
대응 인력의 '즉각 도움이 필요한 고도 스트레스 상태'는 전체 약 49%로 절반에 가까웠다. 직종별로는 간호직이 58.7%, 경력별로는 1년 이상 3년 미만이 52.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울분을 측정한 결과 즉각 도움이 필요한 '심각한 울분' 상태는 37%로 조사됐다.
대안으로는 순환근무 등 휴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높았다. 개선 요구 사항을 업무·보상·기타 등 3개 부분으로 나눴을 때 △업무 분야는 순환근무 주기 등 체계 정립(28.4%), 신체·정신 건강 영향 대응안(24.6%) △보상 분야는 경제적 보상보다 적절한 휴식 시간 보장(34.4%), 추가근무에 대한 적정한 인센티브 체계 마련(32.1%) △기타 분야는 전담 인력 육성(40.2%), 법 개정으로 대응 인력 기준·보상 명시(29.4%)을 각각 꼽았다.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보건소 인력이 과로와 더불어 업무 대처 역량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높은 스트레스와 울분감, 그리고 일반인에 비해 높은 감염 위험을 느끼며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류영철 경기도 보건건강국장은 “보건소 코로나19 대응 요원이 장기간 격무에 시달리고 있으며, 정신건강상태가 상당히 나빠졌음을 확인했다”면서 “최근 확진 환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보건소 직원들의 격무가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문가 자문과 관련 부서와 협의를 통해 가능한 해결 방법을 찾아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