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상에서 콘텐츠는 마치 생명력 있는 유기체처럼 시각적으로 진화한다. 월드와이드앱(WWW) 출현 이후 텍스트에서 이미지, 영상으로 이어져 온 거대한 디지털 생태계 역사의 미래에는 메타버스가 있다.
컴퓨터의 등장은 텍스트를 디지털 세계로 옮기는 변화였다. 디지털 카메라 보급과 스마트폰 덕분에 이미지 생성과 공유가 빨라졌고, 인터넷 고도화로 이제는 이미지에서 영상으로 디지털 콘텐츠의 주류가 바뀌었다. 영상 이후 다가올 다음 세대의 메인스트림은 가상콘텐츠 세상이다.
우리 삶에 메타버스가 가져다 줄 첫 번째 변화는 연결의 변화다. 모니터와 스마트폰 화면을 통한 저차원의 소셜 연결에서 홀로그램과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내 고차원 연결로 바뀔 것이다. 둘째로 즐거움과 직접 참여로의 변화다. 게임과 영화, 음악, 공연, 미술품 전시 등 가상공간에서 진화된 현실 체험이 만들어진다. 셋째는 일의 변화다. 메타버스 시대에는 새로운 직업들이 만들어지고, 업무 환경이 PC·스마트폰을 넘어 가상공간을 통해 협업하고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 내는 시대로 이행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렇다면 가상공간에서 쇼핑은 어떻게 변화해 나갈까. 최근 페이스북이 '메타(META)'로 사명을 변경했다. 메타버스 투자 계획을 밝히는 자리에서 마크 저커버그와 주요 경영진은 커머스 단어를 13번 이상 언급했다. 가상세계에서 커머스의 중요성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메타버스'는 브랜드의 유통산업에서 온·오프라인의 장점을 하나로 모은 역동적인 통합 디지털 매장 개념을 만들 수 있는 좋은 도구로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구매 여정에서 만나게 되는 채널 접근의 마찰을 쉽게 제거해서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고, 가상공간 내에서 아이템도 현실세계 상품처럼 내가 구매하고 내가 주인이 되는 경험으로 만들어진다.
모든 오프라인 공간의 물리적 아이템들이 디지털 콘텐츠의 가치로 병행되거나 교체돼 물리 상품과 디지털 상품을 모두 판매하는 하이브리드 판매 같은 모델들이 생겨날 것이다. 또한 개인화된 고객을 직접 만나는 광고마케팅 유형이 새롭게 생겨날 것으로 예측된다.
정적인 제품 카탈로그에서 온라인으로, 이제는 소비자가 직접 VR·AR 기술로 구동되는 3D 렌더링 매장 디스플레이를 즐기면서 실시간 경험을 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의 시대로 이행하는 과정에 있다. 나이키가 로블록스를 활용한 나이키랜드를 구현하고, 가상 운동화 및 의류에 대한 상표를 출원하고, 대체불가토큰(NFT) 출시도 준비하면서 브랜드 문화에 더 깊이 매몰되도록 투자 및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e커머스 플랫폼 서비스들도 빠르게 이러한 변화에 적응해 가야 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온라인 구매, 교환, 렌털, 중고거래, 구독, 라이브판매, 위탁판매 등 다양한 e커머스 행위들이 더 빠르게 가상공간에 기술적으로 접목되고 변화되어 갈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디지털시대 주요 기술을 보더라도 인공지능(AI), 빅데이터, 5G, 클라우드, 센싱, 보안기술, 양자컴퓨팅, 블록체인, 보안기술 등 모두 메타버스를 더욱 정교화하는 데 쓰이고 있다.
메타버스는 아직 완전체의 성숙기가 아니라 유아기에 비유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메타버스 서비스들은 전체 변화를 이끌어 가기에는 불완전하고 불충분하다. 그러나 다양한 기술 융합을 통해 머지않은 미래의 우리 생활에 접근할 것은 확실하다.
디지털 세상에서 비즈니스 기회는 좀 더 민첩하고 기민하게 대응하고, 새로운 환경에 도전하는 기업이 독점해 온 역사가 있다. 국내 e커머스 사업자도 메타버스와 새로운 디지털 변화를 누구보다 먼저 경험하고 준비해야 한다.
이재일 포비즈코리아 부사장 leo.lee@forbiz.co.kr
-
박준호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