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이 헝가리와 중국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 증설에 6조원대 장비·설비를 발주했다.
신규 공장 생산 규모만 60GWh에 달한다. 단일 발주 규모로는 사상 최대다. 지금까지 SK온과 손발을 맞춰 온 국내 공정 장비 업체들의 대규모 수주가 예상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이 헝가리 이반처(3공장)와 중국 옌청(4공장)에 각각 연간 30GWh 규모의 신규 공장을 건립한다. SK온이 이들 신규 공장에 투입한 예산은 최대 6조원으로, 이들 국가로부터 받는 보조금과 각종 세제 혜택을 감안하면 장비 발주액만 5조~6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업체 선정은 공정 라인 단계에 따라 물류·포메이션 장비를 시작해 믹싱, 극판, 조립 등 순차에 따라 진행된다. SK온은 이미 일부 업체와 세부 장비 구매 방안, 공급·구축 시기 등 협의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SK온은 연내 가동을 목표로 늦어도 다음 달까지 이들 분야의 장비 업체 선정 작업을 마무리한다.
업계 관계자는 “SK온의 이번 발주는 역대 최대 규모여서 원자재 수급과 부품 등 운송 지연이 예상됨에 따라 업체 선정 공고부터 최종 발주 계약까지 빠르게 진행된다”면서 “업체 선정에는 중국과 유럽 현지의 일부 장비 업체도 포함되지만 지금까지 SK온 배터리 공장 구축에 협력해 온 국내 장비 업체들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온은 크게 전극제조, 조립공정, 화성공정, 믹싱공정으로 분류되는 공정 분야에 각각 2개 업체 이상을 선정할 방침이다. 대규모 설비 발주인 데다 설비 구축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비 차원이다.
SK온 관계자는 “다수 고객사의 수주 물량을 위해 중국과 헝가리 두 곳의 생산 라인 증설이 신속하게 진행 중”이라고 확인했다.
SK온은 현재 중국 창저우(7GWh), 옌청(10GWh), 후이저우(10GWh) 등 세 곳에서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가동 중이다. 이번 옌청 4공장까지 합치면 중국 내 생산능력은 연간 57GWh로 늘어난다. 또 헝가리 코마롬 제1·2 공장(총 17.3GWh)에 이어 이반처 3공장이 완공되면 유럽 내 연간 생산량은 47GWh로 늘어난다.
SK온의 기존 장비 협력사는 윤성에프앤씨, 피엔티, 유일에너테크, 원익피앤이, 우원기술, 엠플러스, 엔에스 등으로 알려졌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