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경쟁력은 '구매' 아닌 '구축'이다. 디지털 전환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역량이 기업 핵심으로 자리 잡은 시대에 경쟁력 구축은 많은 기업의 필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의 성공과 실패는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얼마나 빠르게 구축하고 배포할 수 있는지, 나아가 애플리케이션을 구성하는 혁신적인 기능의 범위와 질에 따라 결정된다. 모든 업계를 막론하고 기업이 앞다퉈 디지털 전환에 뛰어든 오늘날 기업에서 개발자의 존재는 지속 가능하고 언제든 확장할 수 있는 성장 동력의 기반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업의 애플리케이션 구축 방식은 계속 진화했다. 혁신의 속도가 지속적으로 빨라진 반면에 전반적인 데이터 인프라는 이러한 변화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이 간극은 디지털 혁신 추진에 따르는 치명적이고도 반복적인 '혁신세'를 야기한다. 혁신세는 혁신을 위해 새로운 곳에 투자될 수 있었던 비용이 뒤처진 인프라 개선에 투입되는 비용이다.
혁신세의 가장 큰 요인은 인프라의 복잡성이다. 오늘날 많은 개발자가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에 집중하기보다 당장의 인프라 복잡성 해결에 상당한 시간과 인력을 투입하며 혁신세를 치르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기업이 레거시 데이터 구조와 관계형 데이터베이스에 의존하고 있다. 동시에 이들은 개발자가 서로 맞지 않는 인프라에서 새로운 기능을 구축하고, 풍부한 최신 애플리케이션을 서비스하길 기대한다. 한쪽은 윈도 XP와 리눅스를 사용하면서 맥OS 몬테레이에 맞추길 바라는 것과 같다.
다만 혁신을 선도하는 여러 기업은 최신 애플리케이션 이점을 누리기 위해 더 많은 인프라와 데이터 관리 도구 확보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기도 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기업이 혁신세를 치르는 것은 아니다.
혁신세를 치르는 기업은 반복적으로 다음과 같은 징후를 보인다.
먼저 파편화된 개발자 경험이다. 개발자가 여러 가지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적응하는 데 주어진 시간 대부분을 쏟아붓는다면 지속 및 확장 가능한 방식의 디지털 혁신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또 다양한 운영 및 보안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을 기업에 최적화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전문성과 집중적인 투자가 동반돼야 한다. 데이터 통합을 이루기 위한 무리한 투자도 꼽힌다. 시스템 간 데이터 이동을 위해서는 전담 인력이나 팀, 때로는 별도의 기술 투자 등 엄청난 노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대량의 불필요한 데이터 중복 처리에 많은 시간과 인력, 비용을 소모하는 경우다. 이 같은 구조는 데이터가 여러 시스템에 분산돼 있을 때 두드러진다.
내부적으로 이러한 징후를 목격했다면 혁신세를 증가시키는 요소를 줄여야 한다. 지속 및 확장 가능한 혁신을 이룬 기업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디지털 혁신이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는 변화임을 인지하고 개발자의 역량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 이 같은 기업의 개발자는 리지드한 데이터 구조나 파편화된 개발자 경험, 단일화된 작업 등 생산성을 저해하는 요소로부터 영향을 덜 받고, 역량 강화에 집중할 수 있다.
또한 지속 가능한 아키텍처를 우선 고려해 필요한 경우에만 신기술을 도입한다. 그리고 보안과 데이터 프라이버시에 대해 매우 계획적으로 접근해 복잡성을 가중하거나 개발자 경험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복잡한 요구 사항을 충족시키고, 프라이버시를 별도의 대규모 프로젝트로 확장할 수도 있다.
특히 애플리케이션 배포의 유연성을 반드시 확보한다. 데이터 규모 증가에 따른 애플리케이션으로의 데이터 이동과 이에 드는 비용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코드를 재작성하거나 계획 수립에 수개월을 할애할 필요 없이 여러 지역과 클라우드 상에서 애플리케이션을 배포할 수 있다.
복잡성을 제거하고, 각 기업에 적합한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하며, 무엇보다 개발자에게 적절한 권한을 쥐여 줘야 디지털 전환 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혁신세를 줄일 수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진정한 디지털 혁신을 위해 제한된 시간과 비용을 지속 가능하며 확장 가능한 기업의 디지털 역량 구축에 재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재성 몽고DB코리아 지사장 joe.shin@mongod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