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첫 배터리 흑연공장 생긴다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용 흑연 공장이 처음 들어선다. 흑연은 배터리 음극재 주원료로 미국 내 배터리셀 공장들은 지금까지 전량 중국 흑연을 수입해 써왔다. 2023년부터 현지 조달이 가능해지면 미국 내 공장 증설에 열을 올리는 한국과 일본 배터리 업체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 첫 배터리 흑연공장 생긴다

홍콩 에너지기업 그래피스가 최근 미국 미시간에 흑연 가공공장을 건설과 운영을 위해 미국 에메럴드에너지솔루션과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그래피스는 이 흑연 공장의 원재료를 중국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에너지부(DOE)는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포함해 빠르게 성장하는 배터리의 자국 생산을 촉진하기 위해 배터리 완제품과 소재 업체를 대상으로 29억1000만달러(약 3조 4900억원) 지원을 밝힌 바 있다.

그래피스는 에메럴드에너지솔루션과 합작사를 통해 미시간에 흑연처리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며 가동 시점은 2023년 2분기라고 밝혔다. 그래피스가 중국 이외 지역으로부터 흑연 수입 역할을 맡고, 에메럴드는 음극재용 흑연으로 가공해 배터리셀 완제품 업체에 공급하게 된다. 두 회사는 다음달 중 최종 부지 선정 등을 완료할 계획이다. 양측은 첫해 연간 1만톤 규모 흑연재를 생산하고, 이후 연간 2만톤 생산규모로 늘릴 방침이다.

음극재는 보통 천연흑연과 인조흑연을 혼합해 완성되는데, 전 세계 음극재 시장 점유율 1·2·4위가 전부 중국 업체다. 이들 중국 업체는 광물 등 원재료 광산부터 가공 공정 인프라와 후처리 체계까지 갖추고 있다. 모잠비크 등 중부 아프리카 등에도 흑연이 매장돼 있지만 후처리 등 중국산 흑연 대비 경쟁력이 높지 않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흑연 음극재는 이미 중국 업체들이 원료 지배력과 생산성을 기반으로 전 세계 점유율을 높이는 상황”이라며 “모든 음극재 업체들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실리콘 음극재 등 차세대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미국 내 연간 400GWh 이상 규모 배터리 공장을 구축할 예정이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