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을 하루 앞둔 14일 필승 의지를 다졌다. 이 후보는 중도와 보수 부동층까지 흡수하기 위한 '국민 통합' 어젠다를 던졌고, 윤 후보는 당 소속 의원들에게 대선 승리까지 초심의 자세로 선거운동에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9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분향·헌화한 뒤 김대중·김영삼·박정희·이승만 전 대통령들의 묘역을 참배했다. 기자들이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이유를 묻자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역사의 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두 전직 대통령을 두고 “5년 전 경선을 하면서 '양심상 독재자와 한강철교를 끊고 도주한 국민을 버린 대통령을 참배하기 어렵다'고 말한 일이 있다”며 “5년이란 세월이 지나면서 저도 더 많이 생각하게 되고 제 사회적 역할, 책임감도 바뀌고 커졌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 대표가 되려면 특정 개인의 선호보다는 국민의 입장에서, 국가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뜻을 밝혔다. 지난 2017년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시절 이승만 전 대통령을 두고 “친일 매국 세력의 아버지”라고 말했고, 박 전 대통령은 “군사 쿠데타로 국정을 파괴하고 인권을 침해했던 독재자”라고 한 바 있다. 개인 선호를 넘어 국민 통합 차원의 입장을 재정립 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해 10월 10일 대선 후보로 선출된 뒤 이튿날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았고 올해 1월 1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했으나, 전직 대통령 묘역은 참배하지 않았었다. 때문에 이날 행보는 중도 보수층 유권자의 표심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참배 이후 방문한 서울 명동에선 '위기극복·국민통합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연대의 정치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교체와 국민통합에 동의하는 모든 정치세력과 연대·연합해 국민 내각으로 국민 통합정부를 구성하겠다”며 선언했다.
이 후보는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를 도입하고, 총리에게 각료 추천권 등 헌법상 권한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겠다”며 “임기 내 개헌을 추진하겠다. 전면개헌이 아니라 합의 가능한 것부터 순차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정권교체 당위성을 강조하며 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이 각 지역마다 진정성을 가지고 국민들에게 다가서 줄 것을 요청했다.
'국민과 함께 승리하겠습니다'라는 부제를 달고 열린 의총에서 윤 후보는 “이번 대선은 국민의 삶과 상식, 정의와 공정, 민주주의 가치를 회복하는 선거”라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우리 국민의힘이 반드시 이겨야 하는 선거인 만큼 혼신의 힘을 다해 달라”고 했다.
특히, 진정성을 통해 중도층의 지지를 끌어줄 것을 강조했다. 아직 많은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고, 마음의 결정을 하지 못한 유권자들도 많다는 점을 언급하며 국민과의 약속을 끝까지 지키는 모습을 당부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번 선거 각자 지역에 하셨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겨야만 한다. 이기는 것 이외에는 답이 없다”며 “여러 지표와 빅데이터를 봤을 때 우리는 순항하고 있고 후보를 중심으로 단결한다면 (결과를) 확신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우리는 더 많은 지지와 성원을 받고 더 많은 국민의 고민과 민생고를 품어야 한다”며 “더 낮은 자세로 초심을 잃지 않고 3월 9일 위대한 국민의 승리를 만들자”고 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