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패션' 본격 시동...유통업계, 가상의류 선점 나선다

브랜드엑스 '젝시믹스' 협업
레깅스·골프웨어 등 제작 중
롯데홈쇼핑 'LOV-F' 론칭
정부도 '클러스터' 조성 추진

메타버스 패션 시대가 올해 본격적으로 열릴 전망이다. 유통패션업체들은 가상공간 내 아바타가 착장하는 의류를 출시하거나 전용 브랜드를 론칭하고 채비에 나섰다. 정부도 가상의류 시장을 블루오션으로 전망하고 지원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제정된 산업디지털전환촉진법을 토대로 패션테크 진출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세계적 수준의 메타패션 클러스터 조성을 오는 2028년까지 추진한다.

가상 의류 브랜드 LOV-F
가상 의류 브랜드 LOV-F

15일 업계에 따르면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젝시믹스 브랜드 대표 제품을 본뜬 가상의류를 다음달 중 출시할 예정이다. 이번 가상의류는 애슬레저 업계 최초로 선보이는 것이다. 해당 의류는 젝시믹스 시그니처 라인인 블랙라벨 레깅스를 비롯해 골프, 스윔웨어, 슈즈 등 품목으로 제작 중이다. 젝시믹스 가상의류는 제페토 등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가상 캐릭터에 착용할 수 있다. 또 블록체인 전문 업체 갤럭시아메타버스에서 대체불가능토큰(NFT) 아트워크(시각예술작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브랜드엑스는 가상의류, 아트워크 등 NFT콘텐츠를 제작, 판매사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낙점했다. 이를 위해 최근 디지털 콘텐츠 제작을 위한 전담 조직을 구성했다. 올 1분기 내 디지털 채널에서 활동할 젝시믹스 브랜드 캐릭터를 만들고 이를 활용할 마케팅도 준비 중이다. 브랜드엑스 관계자는 “NFT와 메타버스는 이미 수익이 창출되고 있는 큰 시장으로 인정받고 있다”면서 “해외 유수의 패션 기업들이 NFT와 메타버스에 뛰어들고 있는 만큼 젝시믹스도 빠르게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홈쇼핑도 시장 선점을 위한 적극적인 공략에 나섰다. 롯데홈쇼핑은 가상 디지털 의류 브랜드 'LOV-F(life of virtual fashion)'를 론칭했다. 스튜디오 K의 홍혜진 디자이너와 협업해 지난해부터 6개월 간 기획 기간을 거쳐 브랜드를 구상했다. LOV-F는 판타지를 콘셉트로 트렌드에 맞춘 패션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첫번째 상품으로 나뭇잎을 모티브로 한 '투피스 코트'와 스팽글 포인트가 돋보이는 '롱 코트' 등 2종을 내놨다. 자체 애플리케이션(앱)에 NFT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하고 실물 상품과 연계한 상품은 오는 4월 중 판매한다. 내년에는 메타버스 통합 플랫폼도 선보일 예정이다.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온라인 아바타 용품 시장은 2017년 300억달러에서 올해 5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해외에서는 나이키, 랄프로렌, LVMH 등 대형 패션사들이 메타버스 관련 기술을 보유한 벤처사를 인수하거나 투자를 늘리는 상황이다. 명품 브랜드인 구찌 디지털 가방이 약 4000달러에 판매된 바 있고 발렌시아가는 아바타 모델로 패션쇼를 열기도 했다.

정부도 가상의류 시장 촉진을 지원해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청사진을 내놨다. 올 상반기 중 패션, 정보기술(IT) 전문가로 사업기획단을 구성하고 '메타버스 클러스터'를 본격 추진한다. 메타버스 클러스터는 창작, 창업 공간을 마련해 가상의류 제작을 지원하고 소규모 봉제공장을 묶은 오픈형 제조시스템을 구축해 실물 제작과도 연계한다. 메타버스 클러스터로는 서울 동대문이나 경기 판교 테크노밸리, 부산 센텀시티, 대구 서문시장 등이 거론된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