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VISA)가 제공하던 혁신 결제 서비스가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종적을 감췄다. 앞서 국내에서 진행된 올림픽에서 웨어러블 결제 서비스로 전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비자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혁신 결제 인프라를 선보이지 않았다.
비자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공식 은행 파트너사인 중국은행과 경기장 내 현금자동입출금기(ATM), 포스(POS) 단말기 등으로 카드 결제가 가능한 시설을 지원 중이다. 도쿄 올림픽에 이어 올림픽 지급결제 파트너로 기본적인 결제 서비스만을 제공한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비자가 도쿄 올림픽 당시 무관중으로 무산됐던 생체인증 결제 방식을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도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최근 비자는 다양한 생체인증 혁신 결제 서비스 실험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플랫폼 1위인 구글과는 지문 기반 생체결제 진영을 형성하는 등 생체인증을 통한 결제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도쿄올림픽이 무관중으로 치러지고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까지도 제한적 관중 입장으로 진행돼 혁신 결제 인프라가 설치되지 않았다. 실제 비자 측도 이 같은 여파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비자는 올림픽 기간 중국은행과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테마로 한 카드 상품을 출시하는 데 그쳤다.
비자 관계자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경우 무관중이던 도쿄 올림픽과 다르게 관중 입장이 가능하지만, 제한적으로 입장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기본 결제 인프라는 설치했지만 국내서 진행됐던 동계올림픽과 다르게 웨어러블 결제 인프라를 지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2018년 국내에서 개최됐던 평창 동계올림픽이 다시 회자하고 있다. 비자는 매번 올림픽 메가스토어에서 자체 혁신 기술을 선보였다. '평창 동계올림픽'과 '평창 동계패럴림픽'에서도 사물인터넷(IoT) 기반 웨어러블 결제를 선보였다. 휴대폰이나 의류, 장갑, 목도리 등 EMV(유로페이·마스터카드·비자카드의 집적회로(IC)카드 표준) 규격 선불 칩을 장착해 5만원 이하 상품 구매 시 비접촉으로 결제가 이뤄지는 방식이다. 당시 비자와 롯데카드가 제휴해 선보인 해당 웨어러블 카드는 목표 판매치인 10만장을 훌쩍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카드업계 고위 관계자는 “올림픽은 지구촌 스포츠 대축제라는 의미가 있지만 지급결제 업계에 있어 비자의 새로운 혁신 결제 서비스를 볼 수 있는 사례기도 했다”면서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시장을 리딩하는 글로벌 카드사의 혁신 결제 서비스를 볼 수 없다는 점에서 아쉽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