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이 '파스-타(PaaS-TA)' 기반 클라우드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은 파스-타의 민간 확산 첫 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KT 파스-타, NHN 토스트 파스-타, 네이버클라우드 NCP 파스-타 등은 모두 공공영역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을 뿐 민간 공급 사례는 없다.
파스-타가 '해외 벤더 중심 클라우드 플랫폼 시장에서 국산화를 통해 국내 IT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공공뿐 아니라 민간에서 한화시스템 같은 사례가 연이어 등장해야 한다.
◇PaaS는 초기 시장, 국산화 필요
세계 서비스형 플랫폼(PaaS) 시장은 약 56조원(2020년 기준, IDC)으로, 전체 클라우드 시장(약 366조원)의 15%에 불과하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2021 클라우드산업 실태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PaaS 서비스 공급 기업(2020년 기준)은 142개로 전체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 기업의 약 10%를 차지한다. 매출은 약 2678억원으로 클라우드 전체 시장(약 4조 260억원)의 6.7%에 수준이다.
그러나 전년 대비 성장률은 국내 100%, 세계 시장 31.8%로 전체 클라우드 서비스 중 가장 가파르다. 초기 시장이지만 가능성이 큰 만큼 시장 선점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레드햇과 VM웨어 등 글로벌 기업의 시장 장악력이 강력하다.
파스-타는 국내 PaaS 시장만이라도 외산 종속을 벗어나 국내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개발됐다.
하지만 공공 부문에서 선도 적용되다 보니 공공 표준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민간으로 확산이 되지 못하는 이유다.
송영선 인프라닉스 대표는 “전자정부 프레임워크를 민간이 쓰지 않듯이 파스-타에 대해서도 이와 비슷한 인식이 있다”며 “한화시스템이 고객사를 대상으로 파스-타 기반 클라우드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민간·공공 적용 사례 늘어나야
한화시스템이 클라우드 플랫폼에 파스-타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파스-타가 확산하려면 공공뿐 아니라 민간에서 한화시스템 사례 같은 적용 사례가 이어져야 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이용하는 고객도 늘어나야 한다. 이를 위한 예산과 정책 지원, 민관 협력과 관심, 홍보가 필수다.
업계 관계자는 “외산 벤더가 제공하는 PaaS는 가격 부담이 큰데다 개발 환경은 한번 사용하면 종속되기 쉽다”며 “파스-타 확산이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PaaS는 클라우드 기반 대형 전산실로 이해할 수 있다. 서비스형 인프라(IaaS) 위에 PaaS 솔루션을 설치하고 운용체계(OS), 데이터베이스(DB),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 개발 툴 등을 가상 환경으로 제공한다.
개발과 운영 환경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하면 컴퓨팅 자원의 효율적 활용, 원활한 서비스 전환과 신속한 SW 제공, 자동복구와 확장 등 다양한 장점을 확보할 수 있다.
파스-타는 PaaS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오픈소스 클라우드 플랫폼이다. PaaS 공급사나 개발사가 파스-타를 기반으로 상용 PaaS 서비스를 개발한다.
22개 공공기관과 공급 기업이 파스-타를 적용했다. 2016년 4월 1.0 버전이 공개된 이래 6.0 버전까지 공개되는 등 성능이 향상되고 있다. 적용 확산이 남은 과제다.
한편, 파스-타 해외 적용 첫 사례인 캄보디아 정부 도입 사례도 가시적 성과를 앞두고 있다. 캄보디아 우정통신부는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면서 외산 기술 종속을 막기 위해 오픈 플랫폼인 파스-타를 채택했다. 현재 개념검증(PoC)과 기술지원, 교육 등 후속 절차가 진행 중이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