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상승세가 둔화세다. 기준금리 인상에도 은행권 주담대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9개월 만에 줄어든 덕분이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날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신규 코픽스 기준 주담대 금리는 3.68~5.18%로 집계됐다.
앞서 은행연합회는 전날 올해 1월 기준 코픽스가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1.64%로 전월 대비 0.05%포인트(P)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국민은행은 3.73~5.23%이던 주담대 금리를 3.68~5.18%로 조정했다. 신한은행은 3.68~4.63%에서 3.68~4.73%, 우리은행은 3.88~4.89%에서 3.83% 4.84%로 각각 하락했다. 금융채 기반으로 자체 금리를 산출하는 하나은행은 3.764%~5.064%를 유지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기업·농협·SC제일·한국씨티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 대출 상품 재원이 되는 예·적금 상품 금리나 채권(은행채) 금리가 오르게 되면 코픽스도 오른다. 코픽스가 오른다는 것은 은행이 대출상품을 내주기 위한 재원을 확보하는 데 드는 이자가 상승해 조달 비용이 전보다 비싸졌다는 의미다. 다만 최근 대출 비중이 줄면서 기준금리 인상에도 코픽스 상승이 둔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보다 4000억원 줄었다. 이는 전월(-2000억원)에 이어 2개월째 감소세한 것이다.
은행 관계자는 “최근 대출이 줄면서 은행이 자금을 조달해야 할 필요성이 줄어든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권은 향후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커 영끌족 주담대 금리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한다. 기준금리가 인상될 경우 코픽스 등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크고, 주담대 고정금리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가 지난해 말 2.259%에서 최근 2.794%로 0.535%P 크게 늘어난 이유에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통상 기준금리가 상승할 경우 코픽스가 인상돼 주담대 금리가 인상하는 것이 통상적이지만, 최근 대출 물량 감소로 다소 둔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다만 향후 기준금리 인상, 은행채 금리 상승에 따른 고정금리 부담도 커지고 있어 주담대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코픽스, 9개월 만에 하락 전환...1월 기준 0.05%P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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