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의 유력 에너지저장장치(ESS) 기업을 인수, ESS 완제품과 설치 유지·보수까지 책임지는 시스템통합(SI) 시장에 진출한다. 완성 배터리 업계에서 ESS SI 시장에 직접 뛰어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는 단순 배터리 공급뿐 아니라 대규모의 ESS 구축과 사후 관리까지 전방위 사업 경쟁력을 높인다는 목표다.
LG에너지솔루션은 ESS SI(시스템통합) 전문기업인 미국 'NEC에너지솔루션' 지분 100%를 이 기업의 모회사인 일본 'NEC코퍼레이션'으로부터 인수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은 '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Vertech)'라는 법인을 신설한다. 신설 법인을 통해 고객별 맞춤 솔루션을 제공하는 ESS 사업 기획, 설계, 설치·유지·보수 수행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배터리와 전력변환장치(PCS) 등 ESS 완제품 사업과 관련 서비스까지 제공할 방침이다.
회사 측은 “최근 글로벌 ESS 시장 성장에 따라 다수 고객사에서 계약과 책임·보증 일원화의 편리성, 품질 신뢰성 등을 이유로 배터리 업체에 SI 역할까지 요구하는 추세”라며 “고객 요구 대응하기 위해 SI역량 내재화가 필요하다고 판단, 'NEC에너지솔루션'을 인수하게 됐다”고 밝혔다.
'NEC에너지솔루션'은 일본 'NEC'가 2014년 미국 'A123시스템'의 ESS SI 사업을 인수해 설립한 회사다. 미국에 본사와 연구개발센터를 두고 호주·영국·브라질 등 세계 곳곳에서 140건 이상 ESS SI 사업을 수행했다. 2020년 매출액은 약 2400억원으로, 2018년부터 최근 3년간 연평균 60% 수준 고성장을 이어왔다.
특히 NEC에너지솔루션은 ESS 사업 핵심인 독자 에너지관리시스템(EMS)을 보유했고 10년 이상 글로벌 운영 데이터 기반 유지·보수 체계까지 갖췄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화재 등 각종 ESS 관련 사고에 따른 대비하는 것은 물론, 기술 보완 등에 앞선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회사는 단순 배터리 공급을 넘어 SI까지 제공하는 완결형 사업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ESS 시장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EMS와 유지·보수 등 SI사업 핵심 역량을 내재화해 사업 수주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부회장)는 “이번 인수를 통해 단순 배터리 공급을 넘어 고객별 요구사항에 특화된 ESS 통합 솔루션 경쟁력까지 갖추게 됐다”며 “차별화된 솔루션과 품질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해 글로벌 ESS 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세계 신재생에너지 시장 확대로 ESS 시장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업계는 글로벌 ESS 시장 규모는 2019년 23GWh, 2020년 33GWh를 기록했고 2030년엔 101GWh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