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느낄수 있는 전자피부 개발...포스텍·유니스트 공동연구팀

포스텍(총장 김무환)은 정운룡 신소재공학과 교수·통합과정 김태영 씨 연구팀이 김성필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통합과정 김재훈 씨 연구팀과 공동으로 사람의 피부처럼 바로 감각을 느낄 수 있는 전자 피부를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기존 전자 피부는 센서에 구성된 많은 수의 픽셀에서 오는 전기 신호를 하나씩 차례대로 측정한 뒤에야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이 때문에 고밀도로 픽셀을 구성하면 모든 감각 픽셀을 측정하는 데 시간이 걸려 자극에 바로 반응하면서 높은 공간 해상도를 갖는 전자 피부를 만들어내기는 어려웠다.

(a) 생체 스파이크 신호열 발생 방식에 기반하여 위치정보를 포함한 인공 스파이크 신호열의 발생 방식, (b) 제작된 전자피부와 이를 손가락에 착용한 모습, (c) 로봇에 전자피부를 착용하여 미끄러지는 쇠구슬을 순간적으로 감지하고 다시 잡는 모습.
(a) 생체 스파이크 신호열 발생 방식에 기반하여 위치정보를 포함한 인공 스파이크 신호열의 발생 방식, (b) 제작된 전자피부와 이를 손가락에 착용한 모습, (c) 로봇에 전자피부를 착용하여 미끄러지는 쇠구슬을 순간적으로 감지하고 다시 잡는 모습.

생체 피부 감각 수용체는 외부에서 자극이 있을 때 전압 형태의 스파이크 신호 다발을 발생시키고, 뇌에서 신호 패턴을 분석해 외부 자극을 인지한다. 연구팀은 생체 피부 감각계의 신호 발생과 인지 방법에 착안해 스파이크 신호를 스스로 발생시키는 인공 감각 수용체를 개발, 모든 신호가 동시에 전송되고 실시간 분석이 가능한 전자 피부를 만들었다.

생체 신호 자체에는 위치에 대한 정보가 없기 때문에 동적인 외부 자극을 높은 해상도로 인지하기는 어렵다. 연구팀은 생체 신호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인공 스파이크 신호들을 특성화해 각 신호에 위치 정보를 포함할 수 있음을 최초로 제시했다. 이 전자 피부에서는 위치·동작 추적 등 공간 정보, 속도·동적 접촉 영역 등 시간 정보가 분석된다. 전자 피부의 모든 인공 수용체가 한 쌍의 측정 전극만으로 신호를 전송하기 때문에 기존 전자 피부와 비교해 전극 구성이 매우 단순해졌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기술을 로봇에 적용한 결과, 인간처럼 외부 자극에 즉각 반응하는 기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운룡 교수는 “우리 몸은 전해질의 유연한 성질로 인해 안정적으로 전기 신호를 만들어 낸다”며 “생체 감각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이를 전해질 재료로 구현하는 방법을 더욱 발전시켜 향후 전자 피부가 손상된 사람의 피부 감각을 되살리고, 인간과 교감 능력이 있는 로봇에 사용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성필 유니스트 김성필 교수는 “외부 자극 정보를 스파이크 신호로 변환해서 전달하는 것은 실제 인간 신경계의 정보 전달 방식과 매우 흡사한 혁신적인 아이디어”라며 “이러한 스파이크 형태의 정보 코딩 원리를 이용하여 새로운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하게 되면 로봇 촉각 지능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고 뉴로모픽 칩과 같은 차세대 반도체 기술에도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실지원사업과 미래뇌융합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진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