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기업들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경영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상공회의소(회장 정창선)가 최근 광주전남지역 120개 업체를 대상으로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지역 기업 의견조사'를 시행한 결과 경영상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응답한 업체가 91.7%였다고 17일 밝혔다.
올해 1월부터 적용 대상인 종업원 수 50인 이상 기업들은 응답기업 전체가 법 시행에 대해 '부담된다'고 답했으며, 2024년부터 적용 대상인 50인 미만 기업들 또한 경영상 '부담을 느낀다'는 응답이 87.6%에 달했다.
지역 기업들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시 '경영자 부담 가중 및 경영 리스크가 증가(73.3%)'되는 부분이 가장 우려된다고 응답했으며, '넓은 의무범위로 인한 대응 어려움(55.0%)', '과도한 형벌 수준으로 생산활동 위축(45.0%)', '인력채용·안전관리 등 비용부담 증가(40.8%)' 등도 우려요인이라고 답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대해 기업들은 주로 '노동자 안전교육 강화(95.8%)'를 통해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시설보강·보완 등 설비투자 강화(50.8%)', '안전 컨설팅 실시(25.8%)', '안전관리 전문인력 채용(13.3%)' 등이 뒤를 이었다.
중대재해처벌법 준수 또는 산업안전 강화를 위해 필요한 정책지원과제로 지역 기업들은 '안전보건조치 의무 구체화 및 매뉴얼 개발(60.0%)'과 '안전 설비 투자비용 지원(60.0%)'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 밖에도 '면책규정 마련 등 규정 보완책 마련(55.0%)', '전문인력 채용을 위한 인건비 지원(31.7%)'등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기업규모별로는 종업원 수 50인 이상 기업들은 '면책규정 등 규정 보완책 마련(62.5%)'과 '안전보건조치 의무 구체화 및 매뉴얼 개발(62.5%)'이 시급하다고 답했으며, 50인 미만 기업들은 '안전 설비 투자비용 지원(62.5%)'이 가장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체들은 '안전 설비 투자비용 지원(69.2%)'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건설·유통업 등 비제조업체들은 '안전보건조치 의무 구체화 및 매뉴얼 개발(69.2%)'이 제일 중요하다고 답했다.
광주상의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대내외 경기 부진도 미처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른 안전 의무까지 더해지면서 지역 기업들의 경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실행 매뉴얼 제공과 자금지원 등 기업들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정책적 검토와 기업지원제도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