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식품 특화매장 '메가푸드마켓'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메가푸드마켓은 매장 절반 이상을 먹거리로 채운 차별화 점포다. e커머스와 경쟁에서 이기려면 대형마트 강점인 식품을 강화해야 한다는 이제훈 대표의 전략적 판단에 따랐다. 올해만 17개 점포를 메가푸드마켓으로 전환해 새 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홈플러스는 17일 인천 간석점을 메가푸드마켓 1호점으로 리뉴얼 오픈했다. 간석점은 식품 비율을 60%까지 높였다. 대형마트가 가장 잘할 수 있고 고객 집객 핵심인 식품을 중심으로 변화를 꾀했다.
매장 입구부터 완전히 바꿨다. 입구에는 즉석 샐러드 코너 '프레시 투 고'와 베이커리 '몽블랑제'를 카페와 함께 배치했다. 또 기존 대형마트와 달리 입구부터 신선식품이 아닌 즉석식품 코너 '푸드 투 고'를 전개해 집객력을 극대화했다.
'다이닝 스트리트'에는 냉장·냉동 등 700여종 간편식 상품을 통합 배치했다. 밀키트 70여종을 한 공간에 모았다. 축·수산 코너에도 변화를 줬다. 냉장 숙성고와 함께 고객이 조리 용도에 따라 직접 손질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오더메이드' 존을 신설했다. 인터내셔널 푸드 코너에는 전세계 다양한 먹거리 상품을 기존 300여개에서 대형마트 최다 수준인 700여개까지 늘렸다.
대신 비식품 매장은 규모를 대폭 압축하고 전문성을 강화한 특화 매장으로 꾸민다. 간석점에는 프리미엄 와인 매장 '더 와인 셀러'와 가전 전문매장 '일렉트로닉스 라운지'를 처음 선보였다.
홈플러스는 이 같은 메가푸드마켓을 연내 17개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다음달까지 인천청라·송도·작전·인하·가좌점까지 리뉴얼을 완료한다. 상암동 월드컵점 역시 메가푸드마켓으로 전환 오픈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매장을 모두 새로 구성하고 고객 쇼핑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동선을 넓히는 등 고객의 발걸음을 매장으로 이끌기 위한 모든 노력을 투입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뿐 아니라 롯데 제타플렉스와 이마트 등 경쟁사들도 신선식품에 중점을 둔 미래형 할인점 모델을 강화하는 추세다. 대형마트가 이처럼 식품 구색 강화에 나선 것은 신선식품마저 온라인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대형마트 식품 카테고리 매출은 0.3% 역성장했다. 공산품뿐 아니라 신선식품 시장도 온라인 판매로 빠르게 옮겨가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농축수산물 등 신선식품의 온라인 거래액은 27.8% 늘어난 7조9421억원이다.
대형마트 입장에선 집객 효과가 큰 신선식품 수요를 붙잡기 위해서는 오프라인 장점을 극대화한 매장 리뉴얼로 체질 개선을 꾀할 수밖에 없다. 홈플러스 역시 고객 유입을 극대화할 수 있는 앵커 테넌트를 다수 유치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체험 공간과 쾌적한 쇼핑 환경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제훈 홈플러스 대표는 “신선한 먹거리와 카테고리 전문관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을 다양한 고객 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면서 “홈플러스가 유통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과감히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