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코로나19 시대 '공간 확장'을 위한 서비스

김진성 여기어때 전략총괄
김진성 여기어때 전략총괄

코로나19가 덮친 지난 2년 동안 우리 삶은 급격하게 변화했다.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이 보편화되며 우리가 경험하는 공간이 크게 줄어들었다. 여행, 여가도 마찬가지다. 해외여행 수요는 물론 공연장, 경기장 같은 여가 시설 방문자는 급감했다. 결국 각자 자신의 거주 공간을 가장 안전하게 여기며 생활 반경을 대폭 축소했다. 인류사가 '공간 확장'의 역사임을 생각할 때 이 같은 제약으로 '코로나 블루'라는 사회적 우울증이 등장한 건 당연한 결과다.

우리는 집의 한계를 매 순간 체감한다. 영화관 방문 대신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시청하고, 맛집 음식을 배달해도 채우지 못하는 상실감이 있다. 랜선 투어로 여행 갈증을 완전히 해소하기 어렵듯이 추억의 소재를 쌓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배달 플랫폼, 원격진료 같은 산업이 기회를 얻어 성장하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다.

집에 갇힌 우리는 집 밖 공간에 대한 욕구를 어느 때보다 키우고 있다. 모처럼 가는 여행, 어렵게 만난 친구와 보내는 시간 등 집 밖에서 소비하는 시간과 공간에 부여하는 주관적 가치가 더욱 커지는 배경이다. '집콕' 생활의 지루함에서 벗어나게 해 줄 서비스 역할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잠재된 욕구를 포착해서 안전하고 특별한 공간을 제안하는 비즈니스가 속속 주도권을 잡고 있다. 첫째는 숙박 산업이다. 코로나19 초기부터 독채형 풀빌라, 방역에 철저한 호텔과 리조트를 방문하는 발걸음이 이어졌다.

과거 관광 명소에 들르기 위해 잠깐 머무르는 곳이 숙소였다면 최근 방문객은 숙소가 제공하는 공간과 서비스에 집중한다. 특히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개별 룸을 제공하는 숙박 시설의 안전성을 신뢰하는 소비자가 늘었고, 특화 상품이 등장했다. 예를 들어 여기어때는 코로나19로 재택근무와 원격수업 경험도가 높아지면서 워케이션(work+vacation)이 가능한 숙소 라인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오전에 입실하고 룸서비스 패키지가 포함된 기획상품을 구성, 소비자들로부터 환영을 받았다. 또 특급호텔의 '반나절 호캉스' 상품도 반응이 뜨거웠다. 즉흥적으로 떠나는 도심 속 휴식 경험을 보장하며 호텔·리조트 부문의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었다. 타인과의 접촉을 피하면서 집 밖 경험을 확장할 수 있다는 게 중요한 소구 포인트였다.

두 번째 공간 소비 트렌드는 '공간대여' 시장에서 엿볼 수 있다. 소비자에게 숙소가 안전한 여행 공간이라면 공간대여는 여가에 초점을 맞춘다. 코로나19 감염의 위험을 줄인 안전한 여가 생활, 경험 확장 수단으로써 공간대여를 찾는 추세다.

우리는 퇴근 후나 주말의 '무엇을 할지'에 대해 고민한다. 특히 여가 생활에 적극적인 젊은 층을 중심으로 자신의 '부캐'(부캐릭터)를 탐색하며 이색 경험을 추구하는 경향이 발견된다. 연습실, 스튜디오, 운동 공간에서 취미나 부업을 영위하며 '새로운 나'를 찾아 떠난다. 지인과 함께 독립된 파티룸이나 스터디룸, 공용 주방이나 공방을 빌려 추억을 쌓기도 한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처럼 새로운 경험에 도전하지만 차이는 '개인적'이고 '소규모'로 이용한다는 데 있다.

여기어때는 공간대여 서비스를 출시하며 모든 종류의 오프라인 공간을 제안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그리고 소비자가 주문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공간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분명히 변했다. 집 밖 경험을 추구하면서도 동시에 '단독 이용'이 조건으로 딸린다. 다수의 타인은 멀리하고 '취향이 같은 사람들끼리' '안전하게' 이용하는 게 핵심이다. 코로나19는 분명 우리 공간을 축소했고, 삶의 변화를 야기했다. 유례없는 변화에 새로운 공간 소비를 고민하는 일은 모든 온라인 여행 에이전시(OTA)와 온·오프라인연계(O2O) 플랫폼의 공통 과제다.

김진성 여기어때 전략총괄 mao@gccompan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