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위 전기차 충전서비스 업체인 블링크(Blink)가 한국 시장에 진출한다. 여러 서비스 모델 출시를 예고해 국내 대기업과의 격돌이 예상된다. 블링크는 국내 유력 충전기 제조 3개사를 비롯해 충전서비스 업체와 한국 진출을 위한 파트너십 협의에 들어간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블링크는 작년 3분기부터 시장 조사를 시작했고, 내부적으로 이미 협력사를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3개월 내 파트너십 체결이 예상된다.
블링크는 미국 나스닥 상장회사로, 고정 회원 18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전역에 걸쳐 2만3000여곳 충전소를 구축·운영하고 있다. 이는 현지 1위 업체인 '차지포인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충전 인프라다. 블링크는 국내엔 아직 없는 가맹점 충전소 운영을 비롯해 충전기 원격 제어 솔루션과 고객 및 사업자용 데이터 분석까지 서비스로 제공한다. 여기에 전력사용량에 따른 단일 요금제 이외 고정형 요금제나 멤버십 등 다양한 요금체계를 서비스하고 있다.
충전기도 시설물 전력 환경이나 소비자 환경에 따라 크게 다양하다. 2.9㎾급 가정용 충전기부터 175㎾급 초급속까지 10여종의 충전기를 독자 모델로 갖추고 있다. 다채널 방식 충전량을 제어할 수 있는 완·급속 제품도 갖췄다. 블링크는 우선 공용시설 중심으로 국내 충전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우리나라의 국가 보조금을 활용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우리나라 충전사업자 대부분이 정부 보조금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미국과 유럽에 비해 충전설비나 서비스 모델이 다양하지 않다. 블링크의 한국 진출은 충전기와 충전요금, 정보 서비스 등이 획일적인 국내 시장에 서비스 경쟁을 촉발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국내 전기차 보급 대수가 30만대를 돌파, 충전기 시장이 커지면서 미국 블링크도 직접 진출할 계획”이라면서 “블링크 진출을 시작으로 국내 충전 시장에 민간 주도형 서비스 모델이 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