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사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저렴한 금리를 찾아 예비 주택 구입자들이 보험사로 몰려들고 있지만 대출 전 신용점수, 연체 이자율, 금리전망 등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 금융상품 통합 비교공시 '금융상품한눈에'에 따르면 30년 만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삼성생명이 최저 연 3.33~4.91%로 가장 낮았다. 삼성화재가 3.52~4.82%로 뒤를 이었다. 푸본현대생명 3.95~5.41%, 교보생명 4.01~5.20%, 한화생명 4.10~5.00% 등 순이었다.
시중은행 중엔 신한은행이 3.89~4.69%로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고 있고 국민은행은 3.89~5.09%를 형성했다. 하나은행 3.98~5.28%, 우리은행 4.22~5.62% 등으로 보험사보다 높은 금리로 제공하고 있었다.
이처럼 보험사 금리 경쟁력이 높아지자 대출을 위해 보험사를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는 여신지점에서 주택담보대출 등 전문 대출 상담을 한다”며 “각 지역 지점에 대출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지난해 말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등이 가계대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대출을 잠정 중단하기도 했다.
올해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강화된 것도 보험사 주택담보대출 수요 증가의 한 요인이다. DSR는 대출자 소득 중 부채를 상환하는데 드는 원금과 이자 비율을 뜻하는 지표다. 은행은 DSR가 40%로 제한되지만 보험사는 50%다. 보험사에서 대출을 더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금리만 보고 보험사에서 대출을 받기 전에는 신용점수, 중도상환 수수료 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우선 제1금융권인 은행과 달리 보험사는 제2금융권이다. 신용점수 하락 폭이 완만해졌다고는 하지만 2금융권 대출은 신용점수에 악영향을 미친다.
중도상환 수수료도 은행보다 비싸다. 은행 중도상환 수수료는 1.2~1.4%인 반면 보험사 중엔 2.0%에 이르는 곳도 있다. 연체이자도 높게 설정돼 있다. 은행은 최고금리가 12~15%인데 보험사는 17~19%에 달한다. 법정 최고금리 2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변동금리 대출자는 금리 역전 현상이 일시적일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예금으로 대출 재원을 조달하는 은행과 달리 국고채 금리에 의지해 금리를 산정하는 보험사의 경우 국채 금리가 올라가면 대출금리도 함께 오를 수밖에 없다. 보험사 주택담보대출 금리 기준이 되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해 12월 31일 1.798%에서 지난 17일 2.295%로 0.497%포인트나 올랐다.
고정금리도 안심할 수 없다. 고정금리는 통상 5년 후부터 6개월마다 변동되는 조건이 대부분이다.
[표]주요 보험·은행 주담대 금리
*30년 만기 고정금리 기준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