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대전환, 해외는 뛰는데 국내는 '게걸음'

디지털 대전환, 해외는 뛰는데 국내는 '게걸음'

코로나19 유행 이후 세계 주요 기업의 디지털 전환(DX) 경쟁이 치열하지만 우리 기업의 대응 수준은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이 450개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이노비즈)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디지털 전환에 무관심한 기업 비중은 32.4%로 나타났다. 특히 제조업체의 무관심 비중(35.9%)이 비제조업(23.4%)보다 높았다. 기술 혁신에 초점을 맞춘 중소기업이지만 디지털 전환 수준이 완전 초기 단계에 머무는 셈이다. 디지털 전환 관심 분야는 △공장 자동화·지능화 30.1% △내부 업무 혁신 19.3% △제품·서비스 개발 14.1% △비즈니스모델 개발 0.6% 순으로 조사됐다.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 관심분야] (자료:과학기술정책연구원)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 관심분야] (자료:과학기술정책연구원)

반면에 선진국 움직임은 가파르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드마켓의 '미국 분야별 디지털 전환 동향' 분석에 따르면 미국 유통 산업의 디지털 전환 시장 규모는 2020년 733억6400만달러(약 87조8500억원)에서 오는 2025년 1901억2900만달러(227조6794억원)로 160% 급증이 예상됐다. 연평균 성장률은 13%다. 같은 기간 은행·금융·보험(BFSI) 분야의 디지털 전환 시장 규모는 843억2400만달러(100조9780억원)에서 1572억8300만달러(188조3464억원)로 약 87% 증가가 전망됐다. △IT·텔레콤 △헬스케어 △교육 △정부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 시장 규모도 연평균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분석됐다. 2025년 헬스케어, 교육, IT·텔레콤, 제조업 분야의 디지털 전환 시장 총액은 580조3542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올해 국내 예산(약 607조7000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조성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원은 “기업을 디지털화한 세상에 걸맞게 탈바꿈시키는 산업 구조의 디지털 대전환이 차기 정부의 중요한 숙제”라고 지적했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