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희망적금 첫날 앱 먹통에 청년 '발동동'

청년희망적금 첫날 앱 먹통에 청년 '발동동'

최대 10% 안팎의 금리 효과를 보는 '청년희망적금'의 신청 첫날에 일부 시중은행에서 애플리케이션(앱) 접속 지연 등 문제가 속출했다. 혼잡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출생연도별 '5부제'를 실시했지만 예측한 수요보다 신청자가 몰리면서 일시적 먹통이 발생, 소비자 불편이 잇따랐다. 폭발적인 신청으로 예산 소진 문제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들은 이날 들어온 신청 건을 모두 수용하고, 서민금융진흥원과 함께 소진된 예산 등을 고려해 일일 한도 등을 책정할 방침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11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부산·대구·광주·전북·제주은행)이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청년희망적금 신청을 받기 시작한 가운데 일부 은행 앱에 신청자가 몰리면서 접속이 지연됐다. 혼잡을 방지하기 위해 이날부터 25일까지 출생연도별 5부제를 운영했지만 폭증하는 신청 트래픽을 수용하지 못했다.

청년희망적금은 총급여 3600만원 또는 종합소득금액 2600만원 이하 청년(만 19~34세)을 대상으로 시중금리 외에 저축장려금을 얹어 주는 상품이다. 납입 한도 월 50만원에 연 4%(2년 만기 기준) 수준의 저축 장려금을 추가 지급, 10% 안팎의 금리 혜택을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청년희망적금 신청 접수를 시작하자마자 급증한 트래픽으로 은행 오류가 속출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신청 개시 직후 앱 로그인이 중단됐다. 다른 은행들은 접속은 됐지만 전자서명 등 단계에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는 오류가 발생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트래픽 증가를 고려해 동시 접속자수 등 용량을 늘렸음에도 조기 한도 소진 등을 우려한 이용자 접속이 크게 증가, 일시적인 시스템 중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청년희망적금 첫날 앱 먹통에 청년 '발동동'

서비스 개시 이후에도 상품 가입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신한은행의 경우 가입 시작까지 통상 8000여명의 순번을 기다려야 했다. 최종 가입까지 한 시간이 걸렸다는 불만도 나왔다. 자영업자 최모(33)씨는 “5부제로 시스템이 원활할 것으로 알았지만 오류가 계속 발생했고, 조치가 이뤄진 후에도 상품 가입까지 1시간 이상 걸리는 불편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직장인 김모(32)씨는 “애초 A은행에 가입하려 했지만 접속이 되지 않았고, 자칫 한도가 소진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금리가 낮은 B은행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모바일 앱이 불안정을 보이자 지점을 찾는 청년도 많았다. 은행들은 이날 은행 방문자도 평소보다 크게 늘었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디지털 금융 서비스에 익숙한 20~30대가 대상자여서 큰 혼란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은행이 첫날 청년희망적금 신청자 모두를 수용키로 하면서 한도 조기 소진 등 문제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이날 '청년희망적금 미리보기' 운영 결과 애초보다 가입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돼 기획재정부와 운영 방향을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청년희망적금 신청은 올해 말까지지만 예산이 소진되면 중도에 마감된다. 금융당국은 올해 456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이는 월 최대 납입액 50만원 기준 38만명만이 가입 가능한 규모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